목동지역 일방통행로에는 20년생 남짓한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커가고 있습니다. 그 중 암나무들에선 은행 열매들이 노랗게 익어
길 바닥에 떨어져 뒹굴기도 하며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기도 하지요.
어제 저녁 일곱시가 조금 넘어 어두어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였습니다.
오목공원 앞 KT사옥 근처 일방통행로를 지나다 민망스런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흔은 넘어보이는 아주머니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두 딸아이들과 함께 대나무 장대를 이용해서 은행을 털고 있었습니다.
어린 딸들은 바닥에 떨어지는 은행들을 비닐 봉지에 줏어 담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라 은행 열매를 줍는다는 것이 즐거운 일일지는 몰라도
일반 개인이 가로수의 과실을 터는 행위는 엄격히 본다면 공공재산에
대한 절도행위임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녀들에게 도둑질을 가르치는 꼴이니
말입니다.
은행나무에서 열매를 털어봤자 몇 되박의 열매를 줍는 정도일 것이고
시장에서 일 이만원면 살 수 있는 값어치에 불과한 소리(小利)을
취하기 위해 자식들과 대로변에서 스스럼없이 벌이는 몰상식한
행동은 부모로서의 옳은 처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에게 옳은 가치관을 심어 주기 위해 단 몇푼이라도 어려운
불우 이웃을 위해 베풀 줄 아는 심성을 길러줘야 할 부모의 책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가로수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손이 부족하겠지만 가로수
가을겆이 수확을 하여 유실수에서 거둔 과실들을 관내 복지시설이나,
불우 이웃을 위한 용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면 좋으리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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