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과 골프 납회를 하고 저녁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 친구가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면서 나를 전철역까지 태워다
주고 헤어졌다.
그런데 전철을 타려다 보니 주머니에 휴대폰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분명히 저녁 식사할 때 까지도 확인을 했는데 어디서 빠진 모양이다.
친구의 차에 떨어뜨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지상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그친구가 사는 동네로 가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친구의 집도 정확히 모르고 전화번호도 기억이 안나니 만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다시 택시를 돌려 저녁을 먹은 음식점으로 달려 갔다.
혹시 음식점에 휴대폰을 떨어뜨렸을 수도 있고, 예약한 친구의 전화번호라도
남겨 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음식점에 도착해 보니 휴대전화는 보이지 않았고 주인장에게 부탁하니
친구가 예약할 때 남겨둔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주인장이 전화를 걸어
바꿔 주었다.
휴대폰이 차에 떨어졌는지 확인을 부탁하고 좀 기다리다 보니 식당으로
전화를 걸어와 차 안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택시를 타고 그 친구가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친구로부터 전화기를 받는 것으로 해프닝은 끝났다.
전에 쓰던 휴대전화에 기기 용량이 부족하다는 문구가 계속 되어 10여일전에
용량이 곱절로 늘어난 휴대전화기로 교체하고 나서라 더욱 황당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휴대전화가 이렇게 생활의 중심에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없으니 일반전화로라도 통화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중요한 자료들과 일정표, 메모장 등 다양한 일상 자료도
휴대전화 속에 저장되어 있어 휴대전화가 없으면 일상 생활도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엔 그래도 몇십개의 중요한 전화번호는 외울 정도
였는데 요즘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몇 명정도만 기억하는 정도이니
휴대폰을 분실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고작 몸으로 찾아가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친지, 거래선 같은 중요한 사람들의 전화번호는 별도로
메모를 해서 지갑 사이에 넣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