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손주 보러 이만리

tycoons 2017. 12. 24. 09:25

8년전 일이다.

아들이 결혼하자 마자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호주로 이주를 결정했다.

대학원 공부도 더 하고 직장을 새로 찾고 하며 시드니에 정착했다.

4년전에 아들부부의 사는 모습도 볼겸 시드니를 들렀었다.

주택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올림픽 파크 주변에 방 하나에 거실 하나 있는

조그만 아파트에 살고 있어 부모가 방문한다니까 주변에 고급 호텔을

예약해서 거금을 숙박비로 소비하는 걸 보고 부모로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그후로는 아들네 사는 곳을 가지 않고 있었다.

아들도 조금 여유가 돼서 거처를 조금 넓은 곳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괜찮은 직장으로

옮기면서 생활도 조금 나아지게 되었다.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었겠지만 아들은 결혼하고 몇년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다

몇년 전부터 노력을 기울이다 드디어 올해 아이를 갖게되어 지난 10월

결혼 7년만에 득남을 했다.

나의 선친이 4대독자라서 자식들에 대한 욕심이 크셨던 터라 나도 남아에 대한

욕심이 있는편이라 아들이 힘들게 얻은 손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연말년시 여유시간을 이용해서 손주보러 2만리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 첫 출발 항공편 티케팅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아내의 비자에 생년월일이 잘못 표기되어 비자를 다시 받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호주에 아들한테 연락해 비자 재발급을 부탁하고 기다리는 30분여 시간은

여러가지 의구심으로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고 가까스로 재발급 연락을 받고

티켓팅을 하려니 또 문제가 생겼다.

수화물 용량 초과에 따른 위탁항공사간 초과분 부과방식을 놓고 카운터 담당자의

업무미숙으로 또 10여분 이상을 여기저기 전화로 퐉인하다 보니 탑승 개시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힘들게 티겟을 받고 서둘러 외교관 전용 출구를이용해서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니 바로 탑승시간이되고 말았다.

간신히 탑승을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손주 보러 떠나는 호주여행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손주에 대한 애틋함이 또 이렇게 여행에 추억을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보름간의 여행을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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