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면피증후군

tycoons 2011. 1. 30. 13:14

 

 

" 야외에 가족과 함께 나오니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팬 여러분이 저를 아껴 주시니 힘이 나는 것 같아요 ! "
" 이라크 파병 시기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것 같다」라는 표현이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현실입니다.
『하늘을 보니 곧  비가 내릴 것 같다.』
『 그 사람은 요사히 무척 바쁜 것 같다.』과 같은 표현과는 분명히 어감이 틀린 표현들
입니다.
 
" 야외에 가족과 함께 나오니 기분이 억수로 좋아요. "
" 팬 여러분들이 저를 아껴주시니 힘이 솟아 나네요." 
"이라크 파병시기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언어 구사 방법일 것입니다.
 
요즈음엔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대화의 중심에서 이탈하여
국외자로서, 방관자로서 일상의 대화에 참여하는 모습을 수없이 봅니다.
TV나 방송등 언론매체를  통해 수많은 외부 정보를 접하는데 익숙하다보니 획득한 정보에
대한 정확한 지식, 신빙성, 판단력, 확신등의 부족으로, 실제로 어떤 상황의 주역이 되었을
때에는 소신없이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방책으로 흔히 쓰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 대화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간접화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의 회의 석상에서나 일반 업무중의 대화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 이 번 진행건은 다음 주말 까지 틀림없이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 이 번 진행건은 다음 주말까지 추이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능력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구분도 위와 같은 언어 표현
방식만 보면 대번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즐겨 쓰는 언어에 스스로 길들여 지고 최면 당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런데  매스컴의 위력으로 언어 자체도 세태를 닮아가고 있음이 커다란 문제라고 봅니다.
사회에 만연한 불신감, 책임 회피, 도덕 불감증, 가치관 변질 같은 것들이 바로 이 그릇된
언어 표현들의 책임도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언어도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서  변화와 발달을 거듭합니다.
그러나 적절치 못한 표현 방식은 우선적으로 고쳐져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 자기~ 나 자기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애....."
" 그래, 그럼 우리 한 번 결혼 해 볼까 ? "
이런 사랑의 표현 방식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라면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우려를 해 봅니다.

 

2003.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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