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술 권하는 사회

tycoons 2011. 1. 30. 09:25

얼마전 찬장을 정리하다가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술을 좋아하다 보니 가끔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술 한병씩은 들고 오는것 재미로 하고 있습니다만  케이스도
안뜯은 술도 꽤 있고 몇 모금마시고 맛을 음미하기 위해
남겨둔 술병도 여럿이 되더란 말입니다.
그런데 뜯지도 않은 술병이 증발이 되어 조금은 정상수위
보다 떨어진 것들도 있더란 말입니다.
코르크 마개로 된 고급위스키나 브랜디는 그대로지만,
프라스틱으로 된 뚜껑들은 증발이 되었던 겁니다.
그러고 보니 내 스스로 술 좋아하는 놈이 아까워 먹지않고
보관만 하다가는 그냥 날려 버리게 되겠지 뭡니까?
그래서 장식용으로 술병을 놀어 놓는게 아니라 뚜껑을
딴 술병부터 마셔 비워 버리기로 작정을 하게 된겁니다.
옛 시조시인 정철선생이 장진주사에서 읊었듯이
"한잔 먹세그려.또 한잔 먹세그려. 가지 꺾어 산놓고
무진 무진 먹세그려."라던 심정을 헤아릴 듯도 합니다.
엇그제는 10여년전 일본에서 들고왔던 정종 도자기병의
코르크를 개봉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도 그윽한 향과
맛이 남아있고 맥주컵 두잔 분량이 되더란 말입니다.
집에 노친께 한잔 드리고 그날 다 마셔버렸습니다.
일본술에도 銘酒 대접을 받는 술은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이제 내집에도 물 건너온 술은 몇병 남지 않았습니다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술이야기를 하는 뜻은 이렇습니다.

 

200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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