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눈속에 묻힌 잘쯔부르그

tycoons 2011. 1. 30. 15:44

 

 

 

유럽 여행 일주일 내내 눈이 내렸다.  0℃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기온
때문인지, 특수 시설을 했는지 도로엔 눈이 많이 쌓이지 않는 편이였다.
물론 제설차가 계속 고속도로의 눈을 치우고 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체코에서 폴란드로 이동할 때는 400여키로 거리를 13시간 걸려 도착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소통은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엿새째 잘쯔부르그에 묵던 날은 특별했다. 알프스 산맥 줄기에 있는
산악지대로  밤새 눈이 계속  내려 온 천지가 눈에 묻혀 버렸다.
목장초지, 나무 산들과, 집들이 모두 눈을 뒤집어 써서  눈구덩이에 묻힌
듯 했다. 바람이 불지 않아 나무에는 여름 나뭇잎들을 힌 색으로 표백한
것처럼 설화로 덮였고 어릴 적 크리스마스카드에서 보았던 설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차량에 쌓인 눈으로 차량인지 눈을 치운 눈덩이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이곳 사람들은 눈 치우는 일이 일상 생활인 듯 했다.  새벽 일찍부터
기계화된 除雪機 뿐만 아니라 트랙터까지 동원해서  집에서 도로까지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1M 가까이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눈을 쓸어 내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잘쯔부르그는 옛날 영화 Sound of Music에서 쥬리 앤드류스가 아이들과
도레미송을 부르던 장면을 촬영한 곳이란다.  그리고 그곳은 모짜르트의
생가가 있는 곳이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내년은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모짜르트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으나 특별한 유품
이나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그가 태어난 곳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듯 했으며, 입장료(3유로)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전라도 지방엔 폭설이 내려 피해가 대단하였지만 해외여행중에
만난 폭설은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대단한 설경 속으로의 여행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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