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이 돼서야 손주를 하나 얻게 되었다.
좋은 이름이란 부르기 좋기 발음하기도 좋고 뜻도 좋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이다.
나는 나름 손주 이름을 고민하다가 『의현, 宜鉉』이라고 지었다.
희성이다 보니 남들에게 통성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터라 돌림자를 써서 지으면서
발음하기 좋고 듣기에도 편안한 이름을 고민하며 지어낸 이름이다.
성명학에 조예는 없지만 한자 획수나 음양오행으로 이름풀이를 해 봐도 괜찮아서
宜鉉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며느리가 어느 날 불쑥 손주의 이름의 한자 뜻 풀이를 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어허 이런~
그래서 고민하다 나름 손주의 이름에 의미를 붙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먼저 돌림자『현: 鉉』에 대한 풀이이다.
옥편에는 솥의 귀, 솥을 들기 위해 솥귀 구멍에 뀌어 놓은 고리, 재상, 삼공의 지위를 뜻한다고
되어 있다. 삼공이란 중국 주 나라 관직 제도에 의하면, 태사(太師)와 태부(太傅)와 태보(太保)가
삼공이요, 명(明) 나라 조정에서도 태사, 태부, 태보 등을 삼공으로 삼아 주 나라 제도를 부활해
적용하였으며 우리의 조선조의 경우는, 세 명의 의정(議政)을 삼공이라 불렀다고 하니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벼슬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
다음은 이름의 앞자인 『 의 : 宜 』에 대한 풀이이다.
宜자는 마땅하다, 알맞다, 온화하다, 화목하다. 아름답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나는 양명학이나 주역을 공부하지 않았고, 한학에 대한 조예도 깊지 않은 사람이고 보니
아전인수격으로 의미를 부여했을 수도 있지만 손주의 이름을 이렇게 풀이하게 된 것이다.
먼저 『鉉』자를 솥과 관련한 의미를 부여해 본다.
솥에 있어서 솥귀나 솥 귀고리는 솥을 들거나 움직이기 위해 꼭 필요한 몸의 일부이다.
그것은 요즘의 최신 IT제품에도 예외는 없다. 하드 웨어와 소프트 웨어가 함께 해야
제 성능과 역할을 할 수 있듯이 솥이나 솥귀나 그 역할의 중요성은 논할 필요가 없다.
단지 똑 같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宜鉉』이란 이름의 해석은 『 어떤 자리에도 딱 어울리는 그릇』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두번째로 『鉉』을 벼슬의 의미로 풀이한다면 현대적 의미로 더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즉 『宜鉉』이란 의미를 『 꼭 필요한 인재』. 『훌륭한 지도자』,『아름다운 예술가』,
『 온화한 아버지』 의 이미지를 떠 올리면 맞지 않을까 ?
아무쪼록 내 손주가 그런 바램에 걸 맞게 잘 자라 주었으면 한다.
이름이 개인을 인식하고 차별화하는 인격부여 증표라고 한다면 개인 하나 하나 모두가
가정이나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꼭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주위에서 소중한
이름을 드날릴 수 있도록 소중히 사용하고 아꼈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