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東方禮儀之國

tycoons 2023. 1. 10. 09:56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아니면 모두 오랑캐로 치부하던 베타적

민족이었기에 남쪽 오랑캐는 만(蠻) 북쪽 오랑캐는 적(狄) 서쪽 오랑캐는

융(戎)이라고 했고 동쪽 오랑캐는 이(夷) 라고 불렀다. 

남쪽의 오랑캐는 벌레(虫)처럼 취급했고. 북쪽의 오랑캐는 개(犭)로 .

서쪽 오랑캐는 중국을 창과 칼로 위협했기에 창(戈)과 칼(刀)잡이로,

동쪽 오랑캐는 큰 활(大弓)을 잘 다루는 종족을 특징 삼아 문자로 표기

했고, 당시 조그만 변방의  중극 입장에선 위협도 느꼈을 것이었다.

아주 오랜 옛날 낙양과 장안, 그리고 산동의 일부 등 중원(中原)이라고

불리던 좁은 지역에 살던 극소수의 화하족(華夏族)들이 남들을 오랑캐라

지칭하며 문자로 표기했던것이 차츰 중국이 거대해지면서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랑캐"로 정형화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중국인들이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지금부터 약 2300년 전에 공자(孔子)의 7대손 공빈(孔斌)이 고대 우리

조상들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서 쓴 '동이열전'(東夷列傳)에서 볼 수 있다.

“먼 옛날부터 동쪽에 나라가 있는데 이를 동이(東夷)라 한다. 그 나라에

단군(檀君)이라는  훌륭한 사람이 태어나니 아홉 개 부족 구이(九夷)가

그를 임금으로 받들어 모셨고, 일찍이 그 곳에 자부선인(紫府仙人)이라는

도에 통한 학자가 있었는데, 중국의 황제(黃帝; 중국인의 시조)가 글을

배우고 내황문(內皇文)을  받아 가지고 돌아와 염제(炎帝) 대신 임금이 되어

백성들에게 생활규범을 가르쳤다. 순(舜)이 중국에 와서 요(堯)임금의 다음

임금이 되어 백성들에게 사람 노릇하는 윤리와 도덕을 처음으로 가르쳤다.

소련(小連)과 대련(大連) 형제가 부모에게 극진히 효도하더니 부모가 죽자

3년을 슬퍼했는데 이들은 동이족의 후예였다.
그 나라는 비록 크지만 남의 나라를 업신여기지 않았고, 그 나라의 군대는

비록 강했지만 남의 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다. 풍속이 순후(淳厚)해서 길을

가는 이들이 서로 양보하고, 음식을 먹는 이들이 먹는 것을 서로 미루며,

남자와 여자가 따로 거처해 섞이지 않으니, 이 나라야말로 동쪽에 있는

예의 바른 군자의 나라(東方禮儀君子之國)가 아니겠는가?
이런 까닭으로 나의 할아버지 공자(孔子)께서 ‘그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시면서 ‘누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대주의가 팽배하였고 민족의 자부심보다 중국의 속국이란 역사적 배경으로

일부 왜정의 황국사관을 갖고 있는 학자들 중에는 동방예의지국이란 표현이

사대주의 사상에 물든 조선 사회가 명나라와 청나라의 수많은 침탈과 조공으로

나라가 피폐해지면서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굽신거리는 모습을

대륙쪽에서 반어적 표현으로  東方禮儀之國이라고 불렀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나라의 힘이 강해야 대접받는 현대 국제 사회에선 약육강식의 힘 겨루기가 계속

되는 현실이고 보면 동방예의지국이란 표현이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진정  東方禮儀之國란 표현은 자화자찬이 아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에서부터 태동되어야하고 적자생존의  원리를 바탕으로

세계속에서 우리의 위상을 달성한 후에 한가로이 음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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