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10명이 30년 넘게 함께 어울리는 《靑藍會》란 모임이 있다.
젊어선 체력적으로 여유가 되니 자주 어울려 다양한 모임과 여행, 골프,
음주가무, 동양화 삼매경같은 잡기를 즐기곤 했었다.
그러나 從心의 나이를 넘기고 나선 체력의 뒷받침이 되지않다 보니 만남의
빈도도 소원하게 되고 참여율도 점점 떨어지게 되었다.
더구나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3년 넘게 정상적인 만남이 어려웠고 송년
모임을 핑계로 얼굴을 보는 정도였다.
송년 모임 자리에서 해외 골프 이야기가 나와서 5명이 참가할 뜻을 밝혔고
2월 초로 해서 일정을 추진하게 하게 되었다.
아직은 덜 알려지고 골프 가성비가 높은 라오스로 골프여행을 결정했다.
밤 비행기로 출발 4번의 골프를 치고 다시 밤 비행기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저가 항공사 상품으로 화물 무게가 15kg으로 제한되어 있어 나는 하프백에
채 6개와 보스톤 백 포함 15kg 이내로 하여 짐을 꾸렸다.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 넘어 도착한 비엔티엔 왓타이 공항은 규모가 작았다.
국제 공항이라기 보다 우리나라 지방공항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라오스는 베트남, 중국,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내륙
국가로 라오루족이 인구의 절반정도 차지하고 농업 국민 일인당 GDP는
2600달러 정도란다.
첫 날은 레이크 뷰 골프클럽에서 라운딩을 시작했다.
화이트 티는 전장 5,654 야드로 길지는 않지만 벙커가 꽤나 많이 설치돼 있었다.
나는 일행과 떨어져 젊은 골퍼3명 일행과 조인해서 라운딩했다.
어려운 레이 아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인당 10불)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3시반쯤 산보 나갔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와 버스로 근처에 있는 라오 메콩 마사지
샆에서 1시간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호텔로 돌아와 잠간 쉬다가 저녁 먹으러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 < 하우> 로 가서
삼겹살로 저녁을 먹었다. 수백명의 한국 관광객으로 북새통이였다.
저녁 식사후 버스 기사가 일행들을 메콩 야시장에 내려줘서 야시장을 구경하며
포장마차에서 꼬치를 안주로 한 잔하며 여독을 풀었다.
2일차 골프는 롱 비엔 골프장이다.
베트남 롱탄 그룹이 99년 이용권 계약으로 조성된 골프장이란다.
입구에 <롱탄 비엔티안 특별 경제구>라고 영어로 쓰여진 출입문이 인상적이였다.
롱탄 코스, 라오비엣 코스, 비엣라오 코스 등 27홀 골프장으로 조경이나 관리가
아주 잘 된 골프장이란 인상을 받았다.
나는 일행 5인조로 라오비엣 코스에서 비엣라오 코스로 플레이 했다.
캐디들이 직업의식이 없어 아쉬웠다. 골퍼와 함께 움직이지 않고 카트나 타고
이동하려 하고 골퍼가 필요한 요구 사항들을 잘 챙기지 않으면서 카트에서
유튜브같은 걸 보고있기도 했다.
캐디피나 받으면 된다는 생각뿐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9홀 돌고 점식 식사를 하고 다시 후반을 돌아 2시반쯤 끝나서 호텔로 돌아온게
3시 조금 넘은 시간이였다
샤워하고 쉬다가 저녁은 5명이 함께 외출 맥주 한잔하고 쌀국수를 먹었다.
셋째날은 7시반쯤 호텔에서 부영 골프장으로 출발했다.
아침 러쉬 아워로 지연이 돼서 9시 다 돼서 도착했다.
부영그룹에서 라오스 비엔티안에 종합운동장을 건설해준 대가로 골프장 땅을
99년간 사용하기로 하고 골프장을 건설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골프장의 첫인상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도착하여 스타트 전에 화장실에 들려보니 소변기가 고장나 검정 비닐로 씌워진
곳도 있었고 대변기들은 변이 가득 차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손님 내방 전에 화장실 점검 조차도 안된 걸 보니 골프장 운영 수준을 알만 했다.
27홀 골프장인데 전혀 관리가 안되는 모습이였다.
우리는 처음 C코스에서 시작하려다 A 코스로 이동 출발했다.
12시가 다 돼서 점심을 먹기 위해 클럽하우스 식당에 들려보니 간단하게 7~8가지
정도의 반찬류와 김치찌개 정도의 한식 매뉴로 전날 롱비엔 골프장 음식에 비하면
너무 부실했다. 라운딩 후 호텔에 도착하여 방에서 쉬다 맛사지를 출발했다.
한국인으로 현지 여성과 살며 Nirvana Massage 란 업소를 운영하는 조사장의
가게에 들러 마사지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이틀전 갔던 한식당 < 하우>에서 등갈비찜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날 돌아와서 룸으로 올라가려니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작동중 멈추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운행중 정전이 되면 깜깜한 공간에서 고생할 뻔 했다.
골프 4일차 마지막 일정은 다시 롱비엔 골프장이였다.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버스에 싣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이틀전 출발했던 라오비엣 코스로 출발해서 롱탄코스로 라운딩했다.
진행이 계속 밀려서 전반 마친 시간이 11시 조금 넘은 시간이였지만 점심을 먹고
후반 라운딩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서 잠간 쉬다가
한국인이 경영하는 현지식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의 밤 1시 40분이라 근처 마사지 업소에서 1시간 반 가량 마사지를
받고 10시쯤 공항으로 출발했고 비엔티안 공항에서 밤 비행기로 귀국길에 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딸려 무더운 날씨에 18홀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골프라지만 체력의 안배가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또한 스코어에 연연할 게 아니라 자연과 골프를 함께 즐기는 명랑 골프야말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주친 운해 위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대하며
좀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