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강화도 制赤峰에서

tycoons 2005. 10. 24. 19:14
지난 주에는 해병대 청룡부대장으로 부임한 친구의 안내로
강화도 끝자락에 있는 제적봉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강화도는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참성단이 있는
민족의 영지로,삼국시대부터 전략의 요충지로 고려시대엔
여몽항쟁에 따른 천도와 팔만대장경의 조판의 현장이요
조선조엔 인조의 정묘호란 피난지며, 근세의 셔먼호, 운양호
사건에 이은 병자수호조약에 이르기 까지 이 나라와 함께
부침의 현장을 지켜본 말없는 산하라고 할 것입니다.

2키로 남짓한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서부 전선 최전방 강 저편엔 개성 평야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녁은 평화롭기만 한데 산은 헐벗어
민둥산의 처량한 몰골을 하고 있었고 허수름한 민가들,
주민들의 바쁜 움직임을 망원경으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아린 나의 가슴에선 탄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麗朝의 恨이 서린 강화땅의 끝자락
옛님의 심정으로 강물을 바라보다
세월이 무심한듯 흘러만 가더이다

역사의 수레바퀴 수천번 돌아가도
철없는 나랏님만 탓해서 무엇하리
유비무환 부국강병 만고의 진리임을

강건너엔 송악산 개경이 지척이라
빼앗긴 들녁에선 가을겆이 한창이고
배고픈 아이들은 메뚜기를 잡는구나

청산은 고금동 인심은 조석변이라
반백년 등돌리고 남남으로 살았으니
이제는 빗장 풀고 사람답게 살고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