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돌아오지 않는 강

tycoons 2006. 1. 9. 22:27

한국 땅에서 클래식 음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누구나 한 번쯤 시작해 보았음직한 피아노 레슨도 체르니로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단계를 거치며 유명 대학교수의 레슨을 받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아주 일찍 유학길에 오르며 험난한 음악의 세계로

뛰어든다. 그들의 타고난 재능도 재능이지만 부모들의 정성과 또

커다란 경제적 부담을 안으면서 특별한 길을 걷게 되지 않던가 ?

다른 악기나 성악도 그에 못지 않은 노력과 투자를 요구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항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이드를 했던 여자 아나운서 출신의

교민에 따르면 그곳에서 초동학생 딸 아이에게 피아노 공부를

가르키는데 1년에 12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유명한 음악가가 주 2회 매회 40분씩 개인 레슨을 하며 드는

비용이라니.

 

빈에서 현지 가이드를 했던 미스터 김이란 사람은 그곳에서

성악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서 처음엔 방송국의 신인음악회

같은데도 출연하며 직장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다시

빈으로 가서 음악 관련 활동을 하는 성악을 전공한 바리톤

가수였다.  설자리가 없는 한국의 고전 음악계의 현실과

좁은 활동 여건에 대한 푸념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빈에서는 매일 수십개의 극장에서 음악회가 열리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생계로서의 음악활동이  가능하며 또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말을 했다.  그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일가를 이룬 성악가

로서 한국에서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은 우리의 음악계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타 예술, 문화, 과학, 기술 분야에서

정상급의 해외파 인테리 두뇌들이 조국을 위해 봉사하지 못하고

조국을 등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國富의 유출이고 어마어마한 國力의 浪費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거금을 투자하고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해외 두뉘

유치에 전력을 쏟는 선진국들의 Brain Tank 전략과 달리 우리의

우수한 두뇌들을 나라 밖으로 내모는 우리의 인력 정책이 아닌가 ?

 

하루 아침에 국가의 정책, 가치관, 국민의 의식 같은 것들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한 고급두되 유치와

이탈 방지 수단이 없다는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해외에서 길러진 우수한 두되들이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속히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