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여름궁전에서 듣는 애국가

tycoons 2007. 8. 12. 22:25

상트 페테르부르그 교외에는 과거 로마노프 왕가의 여름궁전이 있다.

입구엔 시골 장터처럼 노점상이 좌우로 빽빽히 들어서 있어 우리의

유명 국립공원 등산로 입구들의 좌판을 보는 듯 했다.

매표소 입구쯤에선 거리의 악사 두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섹소폰과 트럼펫으로 『 Yesterday 』를 구성지게 연주하는데

러시아의 길거리에서 듣는 팝송은 또 다른 느낌이였다. 그러다가 

우리  일행이 앞을 지나가자 느닷없이 애국가를 연주하는 것이였다.

우리는 갑자기 개선장군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고, 일행중 몇 명이

1불씩 팁을 전해주자 신이나서 연속해서 『고향의 봄』까지 추가로

연주를 해 주는 것이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관광객들의 본국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친근한

호감과  함께 연주에 따른 팁까지 챙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영업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내자의 말에 따르면 그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알아보는 기준은

간단하단다.  한국사람들은 옷이 화려하고,  한국 여성관광객들은

�볕을 싫어해 양산을 받쳐들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척 보면 

알아본다고 하니 민족적 특질이란게 외국 관광지에서조차 구분되기

마련인가 보다. 현지인들은 평상시 �볕이 부족한 사람들이라 틈만

있으면 공원이나 호수변 등에서 비키니나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생활화 된 사람들이고 보니  양산을 쓰고 다니는 한국인들이

신기하기도 할것이리라.

 

우리로선 당연한 일상의 행동들이지만 관광이나 업무를 목적으로

해외에 여행하는 우리 국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현지인들의 눈에는

한국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 나가보면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남을 의식하지 않고 시끄러우며,

현금 많이 갖고 다니며 흥청망청 돈 잘 쓰고, 명품 좋아하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매너와 교양이 부족한 무식한 국민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외여행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가 성숙한

교양 한국인으로써 부끄럼없는 참된 한국인의 모습을 외국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민간외교관이란 자부심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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