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을 안내한 현지 가이드는 40살 정도 돼 보이는 한국 출생의 여성이였다.
노르웨이에서 3년 정도 살았고, 스웨덴에 와서도 그정도 기간을 살고 있다고
했다. 스웨덴의 역사, 문화,복지제도, 스톡홀름이란 도시에 대한 안내를 하며
한나절을 함께 했다. 남편은 네델란드인라고 소개하고 검은 눈과 동양적 얼굴
모습을 한 아들의 사진을 보여 주며 자신이 이방인으로서의 그곳에서의 삶도
스쳐가듯 소개하기도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안내했던 가이드 역시 83학번이라는 인텔리풍의 여성이였다.
청산유수로 덴마크에 대한 설명을 하며 자신이 영국 유학시절 캠퍼스에서 알게된
덴마크 남자를 자신이 결혼시켜 줬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나름대로 남편에 대해
지극한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고, 덴마크 시민권자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아주 만족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를 안내를 했던 현지 가이드 두 사람은 마지막 코스로 일행들을
보석가게로, 화장품 가게로 안내하고서는 마음씨 좋은 고국동포 아주머니들에게
카드 수수료는 비싸다며 지갑을 풀어 헤치도록 만드는 것으로 여행일정을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그들이 고국에서 온 아주머니들의 환심과 동정을 산 것을 바로
이 말이었단다.
" 외국인하고 살아보니 한국 남자가 최고예요. 함께 살아도 돈은 각자 관리해요.
이곳에선 여자들이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가 없다니까요. "
그 말에 여행을 갔던 아주머니들은 너도 나도 지갑을 털어서 좋다는 물건을 사지
않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 분명 외관상 한국인 가이드지만 나는 그들에게서
한국인로서의 동질감 보다는 한국인을 특질을 모조리 끄집어 내어 그져 정략적으로
이용하기에 여넘이 없는 한국말을 쓰는 서양인을 만났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를 여행하며 만나고 도움을 받는 현지 가이드란 사람들은 대부분이 해외에서
고생하며 기반을 닦으며 뿌리를 내리려 노력하는 동포들일 것이다. 그들이 조속히
자립할 수 있도록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기쁜 일이고 고국 여행객들의 역할이며
도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고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현지 가이드들에게 단지 직업적
돈벌이의 대상이나 수단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세계를 무대로 똘똘 뭉쳐서 자신들만의 컴뮤니티를 구축하며 서로 돕고 사는 중국
민족이나 유태민족처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지 동족을 이용해서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비뚜러진 이기주의는 지양해야 할 일이다.
" 한국남자가 최고예요 ! "
그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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