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오목공원에서

tycoons 2008. 3. 20. 16:30

목동의 SBS사옥 앞에는 아름다운 오목공원이 있다.

점심시간엔 직장인들에게 잠간의 휴식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고,

방송국에선 공원을 배경으로 프로그램 녹화를 자주하는 곳이다. 

여름철엔 제법 울창하게 뒤덮이는 나무 그늘과 등나무  벤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도시 일상 중에 상쾌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즈음 이 오목공원엔 희한한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오목공원 정비사업이란 이름 아래 작년 말부터 금년 8월말까지

8개월 예정으로 공원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중이다.

기존의 설치물들을 철거한 공간에 주변 나무들을 뽑아서 옮겨 심는

공사를 하고 일부는 아예 간벌 식으로 잘라 버리기도 한다.

한참 봄 기운을 받으며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에 20년 가까이 자란

은행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나무들의 뿌리를 자르고 이식을

해야 하는 이유가 일반 시민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큰 나무들의 가지와 뿌리를 자르고, 옮기고, 이식하고 하는

인건비는 차치하고라도 나무들이 정상적으로 착근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긴 시간과 공이 들어야 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또 인공으로 만든 조경이 20년 동안 가꿔진 자연스런

공원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8개월 동안 수많은 인력과 물자를 들여 하는 정비사업이라면

적어도 수십억원이 넘는 예산이 드는 대공사 일 것이다.

관할 구청에선 무슨 이유로 그 많은 예산을 들여 정비사업을

하면서 잘 자라고 있는 거목들 까지  파헤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다.

이미 20년을 자란 나무 숲의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며 주변을

정화하고, 정비하여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면 이해가

되지만 나무나 수풀들을 파헤치고,  옮겨 심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  정비사업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란 말인가?

예산이 그렇게 여유롭다면 차라리 노유자 시설이라도 하나

더 만들고,  시설 개선 사업에라도 지원하면 어떨까?

정비사업을 하려면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좀

신뢰감 있고 신중하게 처리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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