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앙크로왓의 슬픈 역사 이야기

tycoons 2011. 1. 30. 13:48

 

몇해 전  캄보디아의 앙코로왓을 다녀온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나도
집사람과 태국, 앙코로왓 5박6일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저녁 비행기로 방콕에 도착, 입국 수속, 다시 버스로 3시간 가까이
이동 캄보디아 접경도시 아란에 도착된 것이 새벽4시였다.
호텔에서 눈 붙일 새도 없이 6시 기상 캄보디아 입국 수속(급행료 1인당40불),
다시 6시간 가까이 비포장 도로를 달려서 앙코르 유적지가 있는 시엠립이란
곳에 도착한 것이 오후 2시가 넘어서였다.
 
8세기부터 14세기에 걸처 북쪽으로는 운남성, 남쪽으로는 베트남, 서쪽으로는
벵골만에 이르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하여 인도차이나 반도를 호령하던 크메르
왕조는 앙코르 톰(위대한 도시)를 세우고 100평방 키로메타에 이르는 지역에
거대한 왕궁과 수십개의 사원을 건설하였으며 당시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로 동남아에서 가장  번성하고 발달했던 대제국이였다고
한다. 앙코르왓 사원 하나 축조에만도 연인원 5만명을 동원 37년간에 걸친
대 공사였다고 하니 그 규모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제국도 수백년에 걸친 토목공사와 부패로 결국 1431년 태국
아유타족에거 점령당하고 폐허가 되어 버려지고 말았다.
도시가 멸망한 15세기초부터 19세기말까지 400년이 넘는 동안  앙코르왓은
폐허의 도시가 되어 밀림으로 뒤덮혀 버리고 한때는 장대했던 인공해자는
저수지와 수로망의 폐허로 잊혀진 역사가 되었던 것이다.
1863년 프랑스의 식민정부가 세워지면서 이 유적이 학문적 흥미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프랑스의 고고학자와 언어학자들에 의한 발굴이 시작되었고 앙코르톰의
역사와 생활, 종교와 정치체계 등의 연구와  복원계획, 그리고 최근 세계 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세계인들의 관심과 관광 명소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찬란했던 문화는 외세의 침입으로 인하여 파괴, 단절되었으며 국가의
정통성은 훼손되었고 후손들도 역사의식 부족으로 유산을 지킬 능력이 전무한
민족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최근에는 일본정부가 캄보디아 앙크로 유물
복원작업에 참여하면서 앙코로왓 사원입구에서 설치한 안내판을 보며 착잡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프랑스나 일본의 문화유산 복원활동은 경제력을
앞세운 일종의 문화 침탈이고 후진국의 문화유물에 대한 배타적 우선권을 행사
함으로써 문화 식민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캄보디아 국경을 넘으면서 보이는 풍경과 어린이들의 행동
이였다. 지평선이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와 국토를
갖고도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한 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가난에 찌들리며 사는 농촌의 모습들은 우리네 시골의 원두막 수준의 가옥들이
대변해 주는 듯 했다.그리고 관광객, 버스를 향해 손을 벌리는 아이들, 물건들을

팔러 나온 아이들의 안타까운 외침 등....   자식들을 앵벌이로 전락시켜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캄보디아의 오늘을 말해 주고 있었다.
가난, 무식, 그리고 게으른 국민성, 이런 점들이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프랑스로부터 독립후에 있었던 일련의 현대사의 힘든 질곡도 그들의 희망을 꺾어
버린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폴포트 정권 치하에서의 민족 대학살로 800만명의 인구중 200만명이 희생된
슬픈 기억을 갖고 있는 그들이기에 그들의 삶의 운신의 폭은 좁아들 수 밖에
없을테지만 말이다.  우리 옛말에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한다는 표현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가정이든 국가든 그 기둥이 튼튼해야하고, 우두머리가 바로 서야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재삼 실감했고.
한가지 반가웠던 것은 그곳에서 만난 한국의 중고 자동차들이였다.
앙코로왓 주변의 관광버스들 중에는 15년 넘은  기아자동차(구 아시아)의
코스모스 중고 버스들이 아직도 관광객을 쌩쌩 실어 나르고 있다는 점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 곳을 들려보고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만  내가 본
캄보디아는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사는 나라를 여행하며 느끼고 배우는 점들이 많지만,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를 다니면서도 배우고 반성하는 여행이 될 수 있음을 고백한다.
 
' 역사는 반복된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현실을 한 번 생각하며 떠올려 본  말입니다. 
 

200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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