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이야기

그대 이름은 캐디

tycoons 2011. 1. 30. 20:48

필리핀의 5일동안의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게 캐디였다.

현지에선 골퍼 한사람 당 캐디도 한 명씩 딸려서 라운딩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처럼 혼자 골퍼 4명을 다 보살피며 골프채 챙기고, 거리 조언하고

퍼팅라인 봐주는 그런 캐디가 아니라  현지의 더 많은 사람들을 먹고 살게 하기

위해서 골프장에서 일터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해외골프에선 캐디의 노련한 보살핌을 기대하는 건 무리이고 그져

평범한 보조자 역할로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골퍼가 캐디를 쓴다기 보다 캐디를 도와줘야 하는 심정으로  라운딩을

하고 돌아왔다.

 

내가 갔던 선밸리란 골프장엔 2인승 골프카트라서 부부가 함께 라운딩하며

이동하기엔 아주 십상인 곳이였다.  그러나 캐디는 함께 탑승을 할 수 없어서

골퍼가 먼저 이동하면 빨리 이동하며 골퍼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므로 무척

빠른 동작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골퍼가 티샷을 하면  먼저

다음 샷을 위한 장소로 채를 몇개 가지고 부지런히 먼저 이동을 해야 한다.

체구도 조그맣고 새까만 얼굴의 캐디들이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 기슭에 만들어진 골프장으로 홀과 홀 사이엔 거리도 좀 있고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곳이 대부분이라 힘이 들고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곳이다.

강원도의 하이원CC같은 코스를 캐디가 카트 없이 쫒아 다닌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캐디들이 적게는 10대 후반에서 많게는 40대까지 일하고 있었으나

필리핀엔 조혼이 성행하여  스물 서넛에 이미 아이들이 둘,셋씩 가진

캐디들이 많았고,  이미 이혼하여 아이를 키우며 캐디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꽤 만났다.

나는 출발하기 전에 캐디피, 캐디팁이 포함된  투어상품으로 출발하였으나

차마 추가로 팁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해외 여러 곳을 골프투어로 다녀 봤지만,  필리핀의 선밸리 골프장의

캐디들처럼 산악훈련하듯  18홀을 쫒아 다니며 체력을 소모하는 경우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캐디의 역할 보다는 몸으로 뛰면서 생계를 위해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

그곳 캐디들의 모습이 돌아온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남편이 무직이라  자신이 하루에 400페소(약 만원정도)의 캐디피와 팁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며 활짝 웃던 Irene이란 캐다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삶은 피곤하고 가난해도 마음은 행복한 사람들, 꿈을 잃지 않는 모습을

난 선밸리 골프장의 캐디들 한테서 읽을 수 있었다.

 

 2011.01.05.

'골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이지 슈터를 꿈꾸며...  (0) 2011.12.12
골프女帝가 되고 싶은 高爾夫天后  (0) 2011.06.28
난 골프가 좋다.  (0) 2011.01.30
홀인원 보험을 들어 ?  (0) 2011.01.30
일본 골프장에선  (0) 20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