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청람의 벗들에게

tycoons 2021. 6. 11. 17:42

먼저 두서없이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하게 생각하네.

벗들이 하는 일과 가정에 만사형통하기 바라네.

창립 멤버는 아니더라도 어떤 연유로 모임을 함께 한지도 어언 30년이

넘은 듯 하네.

돌이켜 보면 젊은 날의 객기로 밤을 새워 참새 사냥도 하고  술도 꽤 즐겨

마셨고, 짧은 휴가를 내서 해외 여행도 다니고,오랜 기간  함께 한 수 많은

추억을 공유하며 이젠 70줄에 들어선 나이가 되었으니 말일쎄.

작년부터는 코로나 사태로 만남이 힘들어져서 좀 격조하기는 하지만...

 

얼마전부터 나는 우리의 모임 참석에 대하여 고민을 하기 시작했네.

만남은 항상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부담없이 참석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네.

모임에 참여한 벗들이 10명이 되다보니  대부분 개성도 강하고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는 친구들도 있어서 나는 가능한한 내 자신을 국외자적

입장에서 함께 하는 편이였었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며 몸도 불편해지고,아집도 강해지고 생각도

단순해지기 시작하다 보니 불편한 때가 있더란 말일쎄.

불편한 감정을 억누르며 대화를 하거나 의견을 조정하다 보면 가끔은

내 자신을 통제하기 어려울 때가 있기도 한데, 벗들과의 만남에서 그런

상황이 생길 때가 가끔 있더라구.

그러 땐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는 것 처럼 나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지.

나이 들어선 가장 필요한 게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된다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행보를 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네.

그렇지만 나름 고민하며 내린 결론이 내가 탈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일쎄.

변명은 하지 않겠네.

그냥 청람의 울타리를 벗어나려 하네.

남아 있는 벗들에게 딱 한 가지 부탁을 말을 하고 싶네.

함께 하는 벗들에게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네.

한 두 명의 주도로 모임이 흘러가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네.

공통분모가 되는 것이 회칙이든, 합의가 되었던 간에 모두에게 수긍이

되는 방법으로 배려하고 흘러갔으면 하네.

애착을 갖었던 청람을 떠나지만 모임이 더욱 활발하게 운영되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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