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50년대 초반에 태어나 1960년대 말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대이다.
어느 듯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50년이 넘어 從心의 나이가 되고 말았다.
향학열에 불타던 십대 후반 시절을 보낸 고등학교 시절이 친구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 연유로 서울에 올라와 살면서 고등학교 졸업후 30주년, 40주년
기념행사를 해왔던 터라 졸업 50주년 행사는 좀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뜻을 같이 하였고 많은 동기들의 참여로 3천만원이 훌쩍 넘는 기금을
조성하여 행사를 추진했으나 코로나 펜데믹으로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몇 년을
미루다가 년말 송년모임을 겸해서 50주년을 자축하는 자리로 만든 것이다.
행사규모는 110명로 하여 특급 호텔을 예약하여 행사를 추진하였다.
재경 동기회가 주축이 된 행사라서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친구들 위주였고
모교가 있는 지방 동기들은 회장단 몇 명이 상경하여 함께 즐겁게 어울렸다.
학창 시절 은사님들 중에서 3분이 참석해 주셔서 모임의 의미를 더했고
모교에도 꽤 큰 금액의 장학금을 전달하며 후배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지난 50년을 돌아보는 사진 영상들을 보며 젊은 날과 현재의 변화된 얼굴
속에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기도 했고, 400여명의 동기들 중에 이미
고인이 된 동기들이 50명 가까이 되어서 한명 한명 이름을 확인하며 함께
묵념이 시간을 갖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70세 생존율은 86%, 75세생존율은 50%, 80세 생존율은
30%로 급감하는데 앞으로 10년 후에 60주년 행사를 하게 된다면 절반 이상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행사 자체가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종심의 나이가 되고 보니 대부분 반백의 모습이 되었고, 신체적으로도 활력이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을 정확히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모임에 참석한 동기들과 대화의 화제는 대부분은 건강에 관한 것이였음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래서 50주년이란 의미에 방점을 찍고 어렵게 행사를 하게되지 않았나 싶다.
함께 했던 오랜 동기들이 앞으로도 계속 건강 챙기면서 곱게 늙어갈 수 있기를
빌고 60주년 행사도 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