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Noblesse oblige

tycoons 2001. 4. 28. 09:17
대한민국은 돈많은 사람들이 살기좋은 천국이라는데
맞습니까?
IMF 시절 그들이 강남 룸싸롱에서 비싼 양주 마시며
"이대로!"라고 외치며 건배를 했다는데 맞습니까?
충북에 사시는 52세 되신 어느 의사분이 월소득을
22만원이라고 소득신고했다는데 믿어도 되는 겁니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4인가구 최저 생계비가
월 96만원이라는데 그 돈이면 입에 풀칠하고 연명은
할 수 있는겁니까?
근로소득 공제한도 수준까지 맞춰서 소득신고한 머리
좋은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고단수도 그렇지만
몇만원의 연금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해 저지르는
양심불량(?), 이래도 되는 겁니까?
봉급자들 위주로 77년부터 운영되던 직장의료보험
조합 기금도 지역의료보험조합과 통합되며 건강보험
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면서 과다보험료 청구, 허위
진료청구, 보험료 미수등으로 기금이 이미 고갈되어
수조원 적자가 예상되는데 의약분업 칼자루 싸움은
계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편하게 만들어 내는 공적자금이라는게 뭡니가?
한국은행에서 돈으로 찍어내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국민들이 낸 세금 아닙니까?
거드름 피우며, 대한민국의 최고 엘리트를 자부하며
법을 논하고, 선악의 잣대를 저울질하는 그들,
혹은 호텔비 못지 않은 입원실료,수개월을 기다려
특진 한번 받기 힘든 권위를 자랑하는 귀하신 몸의
월 소득신고를 88만 5천원으로 받아들이란 말입니까?
한마리 미꾸리자가 온 연못을 흙탕물로 만들었습니까?
우리 사회에 정말 지도층이 있습니까?
그럼 특권층은 있습니까?
어른이 있습니까?
그리고 모두들 吾不關焉이라고 말합니까?
누가 Noblesse oblige를 논할 수 있단 말입니까?

스님은 절이 싫으면 떠나면 된다고 합니다만
국민이 대한민국이 싫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 겁니까?
정쟁에 찌들고,위선에 지치고, 폭력이 판치는 나라
그런 울분을 토하면서도 떳떳하지 못한 자신들..
그러나 싫으면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나라.

그리고 오늘 2001년 4월25일,
나는 싫던 좋던 팔만칠천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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