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고장이요, 양반골이라는 청주의 어느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급식문제로 학교로 달려가 교사로 하여금 무릎을 꿇게 하고
사죄와 사표를 강요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고소를 금할 수 없다.
더군다나 촌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세태를 의식하여 많은 학교들이
휴교를 하며 스승의 날을 행사 없이 보낸 지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서글픈 감을 금할 길 없다.
君師父 一體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고인들의 덕목은
이제 설화 속에 이야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인간이 성장속도가 느린 동물임에도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배움이란 과정을 통해 동물적 본능을 뛰어 넘는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배움들은 '스승'이란 이름의 先生者,
先知者, 先覺者를 통해 가능했던 것이리라. 그렇다면 오늘날의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녀에게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고 교육하며 장래나
인생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사에게 최고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가 스승으로 자리매김
되지 않고,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 매개자, 지식 판매업자 정도의 전문
직업인으로밖에 취급되고 있지않음을 위의 사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 그렇다면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학생 또한 제자이기
앞서 필요에 의해서 지식을 사는 구매자요 , 단순한 고객으로 밖에
인식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시대에 따라 세상의 가치관은 변화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진리만은 만고에 변하지 않는다.
학부모가 제 자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요구할 수는 있을 지언정
자식들의 스승을 자신의 노복을 부리듯 홀대한 행위는 분명 무식의
극치요, 몰상식한 작태이며 혹독한 인권침해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나라의 교육제도, 정책이 수도 없이 바뀌는 혼돈
속에서 빚어진 가치관의 전도에서 야기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愚民化 하향 평준화 교육정책으로 무식하고 양식없는 부모들을
量産하게된 오늘날의 세태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리란 생각이다.
한 나라의 교육정책은 百年之大計라는 말이 만고의 진리임을 새삼
느끼는 요즈음,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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