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공중전화카드 있으세요?

tycoons 2006. 8. 20. 23:02

어제 친구들과  골프 약속으로 새벽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집을 나서며

무언가 뻬놓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가시지가  않았습니다.

골프백, 옷가방, 지갑, 차열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빠진 것은 없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친구들과 통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어제 밤에 알람을 위해 침대 머리맡에 놓아 둔 휴대폰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습니다.. 휴대전화를 놓고 나왔던 것입니다.


어차피 동반자들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조금 서둘러 가면

되겠구나 생각이 되었습니다만 휴대전화가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불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오후에 야외 피서 모임을 갖기로 한 다른

친구들과도 연락도 하고, 약속장소를 찾아가려면 몇 번은 통화를 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골프 라운딩이 끝나고 결국 문제가 터졌습니다.

용인에 있는 골프장에서 나와 분당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자의

차로 골프장을 출발하였습니다.  골프백과 가방을 챙겨 차에 싣고 나서
앞에서
출발하는 차를 동반자의 차로 생각하고 바로 뒤따라 출발을 했던
것입니다.
우연히 동반자의 차와 똑같은 모델, 같은 색상의 외제차를

열심히 따라가다가 보니 분당을 계속 달려  판교 IC 쪽으로  가더란
말입니다.

"아차, 저 차가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벌써 내 차도 분당을  벗어나고 있었고, 일행들과는 이미 10 Km

이상 떨어져 미아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휴대전화를 놓고 왔으니

공중전화로 통화를 해야하는데 대로변에서 갑자기 공중전화 부스를

찾기도 어렵고,찾고 보니  쌩쌩 달리는 왕복 8차선 도로변에 차를

세우기도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결국 성남시내까지 들어갔고,

좁은 이면 도로변의 공중 전화 부스를 찾아 통화를 시도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500원짜리 동전은 사용을 할 수 없어서 다시

구멍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고  잔돈을 100원짜리 동전을 바꾸고 나서야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전은 왜 그리도 빨리 소진되는지 여유로운 통화가 어렵더라구요.

결국 일행과 헤어진지 30분 이상이 되었고, 다시 식당을 찾아가기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어 나는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귀가를

하고 말았습니다.


문명의 이기라고 표현하는 수 많은 전자 기기들 중의 하나인 휴대전화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과 위력을 갖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중독 증후군 같은 단어도

생겼다고 합니다만 휴대전화가 없이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불편한 일인지 직접 체험을 했다고나 할까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전화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며 가끔은

공중전화를 이용하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지금은 어색하고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경우는 아니겠지요.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휴대전화가 만능의 통신 수단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몇천원짜리 공중전화카드는 반드시

지갑에 넣고 다니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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