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엔 음력으로 한해에 입춘 절기가 두번 있다는 쌍춘년으로 결혼에
길한 해라고 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가정을 이뤘다. 올해도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웨딩시장은 작년 못지 않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매스컴에
의하면 우리나라 신생아 출생율이 조금 증가했다는 소식이고 보면 쌍춘년
효과가 나타난 결과이리라.
요즈음은 특히 결혼 시즌이다보니 예식장에 갈 일이 참 많다. 예식장에
갈 때마다 결혼 풍속도 계속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곤 한다.
결혼식도 이젠 이벤트화 되면서 성스럽고 진지한 분위기 보다는 유쾌하고
통속적인 분위기로 급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신부와 입장하는 장인에게 땅바닥에 큰절을 하며 인사하는 신랑, 사위와 서로
포옹하면서 딸을 안내하는 장인, 또 신랑 신부가 함께 동시 입장하기도 하고,
사회자가 신랑, 신부에게 돌출 행동을 요구하기도 하여 하객들의 폭소를 유도
하기도 한다. 예식장 밖에서의 모습은 더욱 상상을 초월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혼부부가 결혼식 행사를 끝내고 신혼 여행을 떠날 때
승용차에 꽃이나 풍선, 색종이 테이프로 장식하고 시내를 나오면 아무리 길이
막히더라도 누구나 축하의 마음을 담아 길을 비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었다.
얼마전가지는 와이퍼에 흰 장갑을 씌워서 흔들고 다니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엇그제 예식장 앞엔 외제차의 와이퍼와 도어 캣취에 브래지어, 팬티를 매달아
장식을 해서 차량을 대기시켜 놓은 것을 보니 쓴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결혼한 신혼부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친구들이 장난기가 발동했겠지만
여성의 은밀한 곳을 가리는 특수의류들을 와이퍼에 매달고 흔들며 공항으로
달려간다고 생각하면 결코 유쾌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혼사는 인륜지대사라서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신중을 기하고,
또 사주, 궁합을 보기도 하고 길일을 택하여 혼사를 행하는 것은 천생연분을
소중히 여기며 성스럽게 여겼던 선인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식은 신랑 신부가 주빈이지만 혼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함께하는 곳이다. 더군다나 주례자가 엄연히 함께 있는 자리에
젊은 사회자가 결혼식장의 분위기를 성스럽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경박스럽게
만들거나 희화한다면 신혼부부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결혼에 대한 이런 경박한 사고들이 최근 젊은 세대들의 높아진 이혼율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 Just married ♥ 라고 차 뒤에 써 붙이고 머풀러에 깡퉁을 매달고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시내를 질주하는 서양 젊은이들의 모습을 따라하는 것이 결코
우리 젊은이들에겐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