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사기꾼들의 천국

tycoons 2007. 7. 18. 23:12

광주 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발탁된 신정아란 사람에 관한 숱한 보도

기사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눈에 보이는 허상과 위선이

얼마나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곳인가를 다시 한 번 절감한다.

 

신정아는 1997년부터 여러 대학에 출강하며 금호미술관 수석큐레이터로

일했으며 현재는 동국대 조교수,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문화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추천위원, 대우건설 문화 자문위원, 하나금융그룹

문화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고 하며 금년 7월 초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미술관련 국제행사인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임명되어 갑자기 신데렐라가 됐었다.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신정아는  ‘캔자스주립대’에서

1994년 서양화와 판화 전공으로 학사학위(BFA), 1995년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2005년 예일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고 했단다.


유수 대학의 교수요원 선발 과정에서 전형서류를 조금만 관심을 갖고 

검토했어도 충분히 가려질 수 있는 간단한 확인 절차가 배제된 채 외국

대학 중퇴의 학력으로 박사학위를 사칭하며 대학교수에 임용되고 또

제법 큰 국제행사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되는 등, 거짓 박사학위를 이용한

35살 철부지 여자 사기꾼 행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기 행각들이 아무 스스럼 없이 통할 수

있는 우리 사회 시스템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냥 당혹

스럽지만 수없이 존재하고 있음을 현실이 엄연히 증명하고 있지 않던가?

 

그런데 신정아 사건 속보 기사와 함께 신선한 인물 기사 내용이 눈에 띈다.

1992년 여학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 학부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38세의 김주리씨는 한국 여성 최초로

세계 최고 이공계 대학인 미국 MIT 수학과의 종신교수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MIT 내부에서도 김교수의 종신교수 임용에 대해  여성으로, 소수민족,

타대학 출신의 핸디캡을 배제하고 종신교수에 임용된 것은 파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하니 그의 수학 이론에 대한 학술적 가치과 능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할 것이리라.

 

이렇듯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만의 금자탑을 쌓아가는 진정한 성공인이

있는 반면에 학력을 속이고 짝퉁 명품으로 치장하고 성형 미인으로

변신하고 남의 눈에 비친 왜곡된 자신의 모습에 도취하는  제2, 제 3의

수많은 신정아를 양산하는 세상이 되고 말아버린 세태가 아닌가 말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세상이다.

대학을 상대로, 행사 단체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린 당사자는 도망치듯

해외로 잠적을 해 버리고, 대학은 변명하기 바쁘고, 행사단체는 국제적

망신을 사고 말았다.

그렇지만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모두 잊혀지고 말 것이 아닌가? 

이런 총체적 도덕 불감증으로 만연된 사회는 그리 오래 번성하지는

못하리란 건 오랜 역사의 진리요 법칙이다.

집안이 잘 되려면 가장이 바로 서야 하듯이 나라가 바로 서러면 국가의

기둥인 국법이 제대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신정아의 파렴치한 학력 서류 위조 교수임용은 범법을 떠나 교권을 능욕

하는 행위다. 인터폴 공조를 해서라도 국내로 송치 엄벌에 처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진리와 정의를 가르쳐야할 교육계에 불의, 탈법, 부도덕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선 안된다.

 

대한민국에 신정아 같은 사람이 폼잡고 사는 세상이 되어선 안된다.

김주리 교수같은 사람들이 고국에 돌아와도 대접받고 인정받고 사는

세상이 돼야 진정 대한민국이 사람답게 사는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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