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商道

tycoons 2009. 7. 13. 12:33

 

 

나이가 들면서 삶의 방식이 느려지기 시작하다보면 판단력, 순발력이

떨어저서  일상의 활동들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엇그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있는 마포농수산물쎈타로

유치원 아이들 먹일 부식재료를 사러 갔었다. 

마지막으로 청정농산이란 계란 도매상에 들러 물건값을 계산을 하려니

현금이 바닥이 나 있었다.  수표도 가능하다고 해서 10만원짜리

수표이거니 생각하고 이서를 해주고 거스름돈을 받았다.

 

저녁 여덟시가 다 돼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낮에 들렀던 계란 도매상의 젊은 청년이였다.

100만원짜리 수표를 잘 못 주신 것 같다면서  전화를 건 것이였다. 

은행에 입금하려고 수표를 확인하다 보니 알게 되었단다.

이런 !

아무 생각 없이 수표 액면도 확인하지 않고 물건값을 치루었고

전화 받을 때까지도 난 전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였다.

전화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음날 들르기로  하고 전화를

끊고 보니  내 행동이 참으로 한심하기가 그지 없었다.

다음날 오전 나는 그  청정농산이란 계란 도매상점을 방문해서

감사한 마음에 양주 한병을 전달하고 수표를 되돌려 받았다.

 

어쩌면 그냥 모르고 있다 나중에 발을 동동 굴렀을 나의 실수를 

젊은 청년은 당연하다며 바로 연락하여 되돌려 주는 미덕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商道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양심에 거리낌없는 젊은이의 행동은 내겐 신선하기만 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혼탁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나와 모든 세상 사람들이  스스로가 삶의 정도를 행하면

사회는 진정 살맛나는 세상이 될 테니까 말이다.

나는 청정농산의 그 젊은 청년에게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보았다.  다시 한 번 그 젊은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그가 하는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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