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조화란 참으로 오묘하기만 합니다.
꼭 8월초가 되면 장마가 찾아와서 온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고,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요사히는 집중호우 대신 게리라성 호우라는 말이 유행하는 걸 보면
인간들이 첨단과학을 통한 예측이나 문명의 이기도 아직은 자연의 섭리와는
대적할 수는 없는 가 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몇일 시간을 내서 즐기는 하기휴가라는 것도 바로 이즈음
집중되게 되는데 바닷가든 계곡이든 도로아미 타불이 된 현실은 바로
福不福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자영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똑같겠지만 봉급생활자들의 휴가라는 건 일상
탈출의 대 모험이기도 합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꿈같은 시간 말입니다.
현업을 가장 쉽게 망각하는 방법은 환경을 바꿔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가 봅니다.
2박3일의 손쉬운 여행을 통해 보고 느끼는 기회를 가졌었 습니다.
동남아의 허브도시, 국제 금융도시로 각광받는 홍콩을 텅빈 머리속으로
잠간 머물러 보는 휴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좁은 땅덩어리, 높은 빌딩숲, 좁은 길거리, 사람들의 홍수 속에 보이지 않는
그들만은 삶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말입니다.
내 어찌 이틀 지켜본 홍콩을 평할 수 있으리오마는 단 한가지가 나의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인당 GNP 2만5천불이 넘는 그들 중류층 수준의 주거환경이
우리들의 임대아파트 수준만도 못하다고 하더란 말입니다.
좁은 국토를 이용하다보니 몇평 정도의 아파트에 3대가 함께 사는것은
보통이고 옆집과 주방나 내실이 마주보이는 경우도많다고 합니다.
食衣住문화인 중국인들의 속성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답게 사는 모습은
한국인의 근처에도 못 올 일이더란 말입니다.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좁은 아파트에서 일상사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아침 출근하며 부모님께 이렇게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아버님! 저희들 오늘 점심은 집에 와서 먹겠습니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그 시간 집을 비워주고 외출을 한다고 합니다.
어느 세상엔 또 이렇게도 사는 법이 있구나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러면서 이 땅에서 풍요롭게 사는 우리가 복받은 사람들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