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중국은 언제나 工事中

tycoons 2013. 10. 7. 22:24

 

 

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아흔살 넘은 우공이란 노인이 집앞에 있는 태항산과 왕옥산이

가로막혀 생활이 불편하니 가족들에게 두 산을 옮기기를 제안한다.

동네 사람들이 무모한 짓이라고 비웃자  노인은

" 내가 죽으면, 내 아들이, 그가 죽으면 또 손자가 계속할 것이다.

  산은 깍여져 나가고 더 높아지지는 않을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다." 라고 했다는 일화에서 만들어진 말이란다.

 

중국 하남성 하북성과 산서성의 접경에 바로 그 태항산이 있다.

태항 대협곡은 땅이 솟아 오르며 지각변동으로 천애의 암반절벽이

생성되었으며 절벽과 절벽 사이에 협곡이 만들어진 곳으로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비교는 안 되지만 남북으로 400km에 걸친 산맥의

줄기로 서쪽은 산서성 동쪽은 산동성으로 나누는 기준이기도 하다.

 

20여년 넘게 함께 테니스를 즐겼던 네 부부가 2년간 적금으로

모은 돈으로 떠난 곳이 바로 태항산이였다.

대한민국 온 산을 다 다녀왔다는 노선배는 협곡 난간을 걸어서

내려오며 모처럼의 여행을  산행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렸고

다른 일행들도 자연의 장대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여행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을 여행하며 항상 느끼지만 중국이란 공룡에 대한

공포심을 지울 수 없다.

내가 90년대 중반 중국을 처음 여행하던 시절을 되돌아 보면

한적한 도시, 관광지로 가는 좁은 길,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마이크로 관광버스, 티코 정도의 창살 택시. 지저분한 화장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의 중국 잡상인이 떠 오른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   중국 어느 지역을 가도 만나는

바둑판처럼 조성된 신시가지, 넓은 도로망, 그리고 마천루처럼

높게 뻗어 있는 빌딩군과 아파트 군락, 그리고 세계적인 브랜드의

다양한 승용차들, 공산주의에 길들여졌지만 활기찬  삶을 꾸려가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내가 몇 년간 여행한 중국의 크고 작은 도시들  어디서나 항상

볼 수 있었던 것은 신도시같은 신흥 시가지와 타워 크레인이

하늘을 가린 공사현장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곤 했다.

이번 여행으로 방문했던  鄭州 , 林州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형 공사와, 지하철 공사 등으로 도시 전체가 뿌연 먼지가

온 도시를 덮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우리가 사는 조그만 땅덩어리의

대한민국과는 비교를 할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한국이 머지않아  중국의 경제속국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우산이공의 만만디 생활철학을 갖고 있으면서 물량의 힘으로

세계 최고를 꿈꾸는 중국의 정치인들의 리더쉽과,  평준화와

우민화 정책을 통해 군중몰이나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속물

정치인들의 작태를 자꾸 비교해 보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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