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메밀꽃 속으로

tycoons 2013. 9. 12. 21:43

 

 

 

 

 

 

 

 

물레방앗간에서의 성서방네 처녀와의 어설픈 하룻밤  연분을 잊지 못하는 

왼손잡이 장돌뱅이 허생원, 그의 주변을 떠나지 않는 또 다른 동업자 조선달.

스무살 남짓한 신출내기 장돌뱅이 동이.....

봉평장, 대화장. 진부, 제천장으로 칠팔십리 밥길을 옮겨 다니며 고단한 삶을

꾸려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봉평장날  시작된다.

충주집에서 농탕질을 하고 있는 동이에게 귀싸대기를 올려버렸던 허생원은

밤길을 걸으며 동이에게서 출생의 내력을 듣게 된다.

제천에 있다는 동이 어머니 친정이 봉평임을 알게된 허생원은

동이의 탐탁한 등에 엎혀 개울을 건너며 뼈에 사무치는 따스함을 느낀다.

 

" 내일 대화장 보고는 제천이다 ! "

"생원도 제천으로....? "

" 오랫만에 가보고 싶어,  동행하려나 동이 ?"

나귀가 걷기 시작했을 때 동이의 째칙은 왼손에 있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의 줄거리지만  위의 짧은 대화와 동이 왼손에

잡힌 째칙으로 수수께끼는 풀리는 듯 하다.

'메밀꽃 필 무렵' 짧은 이야기속에 이효석은  봉평의 메밀밭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여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이 나고 자라고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강원도 봉평에선

지금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효석의 생가, 문학관, 메밀밭을 거닐며 유유자적해도 좋을 듯 하다.

한사람의 훌륭한 문학가로 인하여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학년별로 족히 몇 학급씩 됐을 듯한 학교 교사는 폐쇄된 덩그란 모습으로

봉평장터 담벼락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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