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이야기

골프에 나이가 있나요 !

tycoons 2014. 4. 30. 22:07

 

오랫만에 봄비가 땅을 적시고 나니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상쾌하기만 하다.

무거운 세상 분위기때문에 처신이 조심스러운 요즈음이지만  오랫만에

스트레스도 풀 겸 라운딩을 하기 위해 S골프장을 찾았다.

카운터에 조인을 부탁해서 팀이 이루어졌다.

네명이 모두  개별로 온 회원들로  한 분은 연세가  아주 연로하신 분이였다.

 

세사람은 레귤러 티박스를, 연장자 분은  시니어 티박스를 사용하며 라운딩을

시작했다.

47년째 회원이라는 노신사와 라운딩을 하면서  궁금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1924년생이시라니 우리 나이로 91세인데 그 나이에 골프장에 출입하시는 것도

대단하지만 코스의 대부분을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였다.

드라이버가 약 100미터 정도, 우드가 70미터 정도의 거리였지만 큰 실 수 없이

공이 또박또박 앞으로 날아가다 보니 카트로 이동하기 보다는 페어웨이를

대부분 걸어서 이동하게 되는 상황이였다.  

매일 라운딩을 하며 하루 만보 정도 걷는다고 하신다.

평일엔 매일 9시경 한남동 집을 출발해서 원당의 골프장에 열시쯤 도착해서

조인을 신청해서 라운딩을 하신단다.   

그리고 저녁엔 63세 된 아들과 법주나 정종을 반주로 함께 식사를 하신단다.

부인은 2년전 86세로 돌아가셨고, 아들은 큰 병원의 의사란다.

주말  골프모임도 월 10회  정도 된다며  금년엔 한해 동안 300회 라운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90세 넘은 나이에 1년에 300회 라운딩, 하루 만보 걷기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탄탄한 체력, 넉넉한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이야기인데

百壽를 바라보는  老翁과 함께 운동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젋은이들처럼 동작이 민첩하지 못해서 플레이는 조금  지연되기도 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골프채를 휘두르며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즐기는

노신사를 넋을 놓고 바라보기도  했다.

젊은 시절 삶에 충실했기에 90세 넘은 나이에도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며

당당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 보았다.

 

농사일로 평생을 보내셨던 나의 선친은  87세에 돌아셨고, 모친은 지금

93세로 거동을 잘 못하시는 상황이다.

내 부모님들의 노년의 모습과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체력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골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나이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임은 분명한 것 같다.

체력, 건강, 친구,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지금 이 때가  골프하기 딱 좋은 나이인걸......

 

 

 

 

 

 

 

'골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이 웬수지....  (0) 2015.08.22
로스트 볼은 No!  (0) 2014.08.13
이런 골프장도 있네.  (0) 2013.10.20
아내도 홀인원 ~  (0) 2013.09.02
골프는 에러를 줄이는 운동  (0) 201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