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참 어려운 운동이다.
골프에 입문하여 30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라운딩 할 때마다 고민스러운 것이
내 자신의 샷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샷에 확신이 없으니 볼을 원하는 방향이나 지점으로 정확히 보내지 못하고
그 결과는 오비, 해저드, 로스트볼이 되어 다양한 벌타 요인이 된다.
오늘은 공 잃어 버린 얘기를 해 보려 한다.
얼마 전 나는 태국 골프투어를 가면서 모아 두었던 헌 공들을 한 자루(?)
챙겨 갖고 갔다. 아마 100개 가까이 되지 않았을가 싶다.
아내와 둘이 8일간 쓸 요량으로 넉넉히 준비해 가지고 갔던 것이다.
둘이 하루 36홀을 10개 정도의 볼을 가지고 라운딩하면 그럭 저럭 공은
모자라지 않으리란 생각이였다.
그러나 내가 묵었던 골프장은 18홀 규모지만 연못도 많고 홀과 홀들을 걸처
통과하는 도랑들도 많고 하여 해저드가 없는 홀은 파3홀 단 한 곳 뿐이였다.
OB지역이나 해저드에 공이 들어가 버리면 볼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였다.
공을 아껴야 겠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샷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5일쯤 지나고 나니 공이 20여개 정도밖에 남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골프장의 샾에서 새공을 사서 라운딩을 할 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곳에 와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내와 즐겁게
운동하면서 휴식하기 위한 일정이니 편하게 라운딩을 하기로 했다.
우선 티 박스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였다.
블루티나 화이트 티에서 해저드를 넘기지 못할 것 같으면 시니어 티나
레이티 티에서 티샷을 하기도 하고, 티 박스가 경사지거나 흙바닥 처럼
울퉁불퉁한 곳은 괜찮은 티 박스로 이동하고, 해저드를 넘겨 온그린
시키는데 거리가 너무 많이 남았다 싶으면 그린 가까운 해저드 근처로
볼을 옮겨서 온그린을 시도하는 식이였다.
이유는 물론 스코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볼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였다. 그런 식으로 볼을 아껴가며 사흘을 라운딩하면서
가까스로 볼을 추가 구입하지 않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둘이 36홀씩 8일간이면 거의 600홀을 돈 셈이고 100개의 볼을 잃어
버렸다고 보면 18홀당 서너개씩은 잃어 버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 볼을 사용하며 라운딩 했다면 볼 값만 오륙십만원 족히 들어갔을
상황 아닌가 ?
골프장 레이아웃 핑계로 로스트 볼 이야기를 했지만 나의 경우는
한국의 여러 골프장에 가서 라운딩할 때도 별 차이가 없다.
라운딩 할 때마나 새공 한줄을 더 버리고 오는 형국이고 보면
이렇듯 샷에 대한 확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거리를 조금 덜 보내며 편안한 샷을 시도하던가, 완벽한 샷을 위한
레슨과 연습을 통해 기량을 높이던가 하는 것이 최고의 방책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첫 홀 티 박스에 서면 샷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고 헌 볼을 꺼내며 오비가 나지 않을까, 토핑이 되지 않을까
혼란스런 생각을 하며 샷을 망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게 바로 골프 핸디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나도 이젠 첫홀부터 새공으로 자신있는 티샷을 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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