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청춘열차를 타고

tycoons 2014. 10. 20. 18:50

인간들은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간다.

가족, 이웃, 친구, 동창, 직장동료, 그리고 조우하는 수많은 삶의 동반자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가장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은 친구라고 할 것이다.

함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동창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오랫만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가을 단풍 나들이를 다녀왔다.

대부분 은퇴한 나이라 교통체증을 우려하여 주중으로 일정을

계획하였지만 그래도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토요일

 당일 코스로 추진하였다. 가을이면 매년 버스를 빌려 교외로 나가거나

등산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모임을 갖었으나 매번 교통체증을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조금 변화를 갖고자 기차여행을 추진하게 되었다.

기차와 버스를 연계한 상품들도 찾아 보다가 가을 단풍과 동해안

바닷가를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빡빡한 일정의 나들이 코스를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동창들과 부인들 그리고 고등학교 은사님 부부을 포함

52명이 함께 청춘열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청춘열차라는 이름은 靑春이란 의미가 아니라 淸春(청량리에서 춘천까지)

운행하는 열차라서 붙인 이름이라지만 그게 무슨 큰 대수이겠는가?

새벽 일찍 일부는 용산에서 또 일부는 청량리에서 탑승을 해서

기차여행을 시작했다. 친구 한명이 부인과 함께 밤잠을 설치며

 50명분이 넘는 김밥을 준비해서 모두 맛있게 아침을 해결했지만

정작 참석하기로 한 친구 부인은 지쳐서 참석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전날 숙취로 늦게 일어나 도봉에서 호평역까지 택시로

달려와 합류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즐겁게 차창 밖의 경치에 취하며 도란 도란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계령 근처에서의 가정식 백반집의

담백한 이른 점심 식사. 주전골에서 오색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걸으며

가을 단풍에 취하고, 오색에선 약수 한잔, 막걸리 한잔에 세상을

품은 듯한 여유로움에 잠겨보기도 했었다, 동해바닷가에 도착해선

신선한 자연산 회 한 접시에 은사님께서 특별히 준비해 오신

 VSOP급 최고급 브랜디와 소주로 원샷을 외치기도 했다.

교통체증이 우려돼서 조금 서두르기도 했지만 동해안을 출발해서

남춘천에 도착 닭갈비에 막국수까지 곁들여 간단한 요기를 하고

서울로 출발한 시간이 여덟시 정도였으니 시간을 알뜰이 활용하며

주말여행을 잘 마무리 했던 것 같다. 교통체증 걱정 않고 오랫만에

 여유롭게 즐겼던 기차여행이였고 많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함께했던

시간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건 나이가 들고 있다는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얼굴을 대한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여행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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