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월남의 달밤

tycoons 2017. 5. 19. 23:11

 

 

 

여핼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옛 직장의 배려로 퇴임 임원들에게 제공한 해외여행 프로그램에 20명이 함께 출발하게 되었다.
밤 열한시쯤 서둘러 잠을 청했다. 다음날 새벽 일찍 베트남 여행을 츨발하기 때문이다.
잠을 깬 시간이 3시가 조금 넘었다. TV를 켜니 대선 개표방송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당선 확정 카운트 다운은 3시37분에 마무리 되었다.
재수끝에 당선된 새 대통령이 혼돈에 묻힌 대한민국호를 잘 이끌어 가길 빌고 또 빌었다.

4시반에 집을 나섰다. 4사쯤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었다.
첫 공항버스는 운행시간표대로 4시47분에 동네 정류소에 도착했다.
몇 곳 정류장을 거치고 나니 가양동에서 탈 손님들에겐 자리가 없다며 기사가 양해를 구하고
그냥 출발한다. 다음 버스는 40분 후에 도착예정인데 ....

공항엔 5시 40분에 도착했다.
여행사 안내카운터에서 e-티켓을 받고 이어 도착한 일행들과 함께 티케팅을 했다.

창구직원에게 비상구쪽 좌석으로 부탁했더니 마침 자라가 있다며 앞쪽으로 좌석을 배정해 주었다.
7시 40분쯤 탑승해서 8시 조금 넘어 비행을 시작했다.
하노이 공항에 11시 도착, 입국수속은 30분 정도 걸렸으나 짐을 찾고 나니 12시 30분쯤 되었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열대의 후끈한 열기를 느끼며 하이퐁에 소재한 송지아 리조트로 향했다.
공항을 벗어나자 마자 넓은 평야가 펼쳐졌다. 논에는 벼가, 밭에는 옥수수와 바나나 등

여러 작물들로 뒤엎여서 말 그대로 그린필드로 눈이 편안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두시간 가까이 다려도 산이 전혀 안보이는 정도이니 이곳도 곡창지대인 모양이다.
마을이 있는 곳에선 논 밭 가운데 공동묘지들이 빠짐 없이 보였다.
비석과 탑 모양으로 꾸며진 공동묘역은 죽어서도 몸은 살던 근처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였다
이곳의 장례문화는 바로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 같다.
공항에서 2시간쯤 버스로 이동하여 하이퐁 지역으로 들어서니 산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3시가 다 돼서 우리는 송지아 골프리조트에 도착했다.

우선 쌀국수 한그릇싹 으로 허기를 달래고 여장을 풀었다.
숙소는 5성급 호텔 수준의 리조트로 아주 깨끗하고 고급스러웠다.
저녁까지 자유스런 휴식 일정이였지만 나를 포함 10명은 9홀 골프라운딩을 신청했다.
라운딩비용이 약 17만동 정도로 38달러를 자불했고 캐디 탑으로 5불을 주었다.
라운딩 끝나고 잠간 휴식을 갖고 6시반쯤 저녁 만찬이 있었다.
리조트 야외에서 가든 파티로 진행 됐고 서울 일류호텔 셰프 출신이라는 주방장이
다양하고 정갈한 요리를 만들어 제공해 주어서 일행들은 눈과 입이 즐거웠다.

현역을 떠난지 오랜 OB들을 위해 옛직장에서 제공해준 멋진 여행 프로그램에
모두들 감사의 마음과 자부심을 느끼며 월남의 달밤아래서 담소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첫날 일정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둘째날 일정은 7시6분 티업으로 시작되었다.
파71의 골프장으로 평지지만 벙커가 많고 해저드도 드믄드문 배치 되고 양잔디로 꾸며진

골프장이라 적응에 애를 먹었다.
중간에 스콜이 내려 크럽하우스에서 한 시간쯤 비를 피했다가 다시 속개를 했지만
간간히 비가 뿌리는 날씨 속에서 12시가 다 돼서 라운딩을 마칠 수 있었다.
옛동료 3명과 라운딩을 하며 파 3개 버디1개를 했으나 더블보기도 몇개 해서 89타를 처서

간신히 보기 플레이를 기록하였다.
라운딩이 끝나고 샤워하고 잠간 쉬었다가 12시반에 하롱베이로 출발했다.
한시간 넘게 걸려 두시 가까이 돼서 선착장에 도착했다
30명 정도 탈 수 있는 목선에 승선하자 마자 점심식사가 시작 되었다.
5~6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테이블이 8개가 있어 3.40명 정도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꾸며진 배로
다금바리회 새우튀김. 게찜 등 10가지 정도 메뉴가 제공되었다.
하롱베이 관광코스로 이동하는 배에서 모두 즐검게 담소하며 내가 갖고 간 복분자술과

베트남 소주를 주문해서 함께 마시며 식사를 했다.
자연이 빚은 절경을 감상하며 3시간여를 배위에서 머물렀다.

오래 전에 갔던 북경 용경협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 규모면에선 비교가 안되는 크기라 하겠다.
하롱베이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잠간 슈퍼마켓에 들려 기념품들을 샀고

나는 다람쥐 그림이 있는 커피를 구입했다. 리조트엔 7시반경 도착 바로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양식으로 스테이크와 포두주 가 넉넉하게 제공되어 기분좋은 저녁만찬을 즐길 수 있었다.

셋째날 일정이 시작 됐다.6시반쯤 아침을 먹고 7시 티엎으로 라운딩을 시작했다.
후반으로 들어서자 아침에 파랗던 하늘에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두홀을 남기고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캐디들이 하늘을 보더니 진행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결국 18홀 마치자 마자 굵은 소낙비로 변했다. 우리는 다행이 18홀을 돌았지만 한두 홀 못 돌고
끝낸 팀들이 많았다. 빗발은 한시간 넘께 거세게 쏟아 졌다.
11시쯤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짐 정리히고 잠간 쉬고 12시반에 일행들과 리조트에서

마지막 점심을 콩국수로 함께 했다.
1시에 리조트를 출발한 버스는 입국때 오던 길로 다시 하노이를 향해 달렸다.
비가 그치고 난 후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 차창밖 끊임 없이 퍌쳐지는 광활한 논밭들과

농촌 풍경들을 바라보니 이곳 사람들의 행동이 여유로운 이유를 알 듯 했다.
하노이에 도착하며 처음 들른 곳은 호지민광장였다.
모든 베트남 국민들이 국부로 존경하는 인물이라 그런지 젊은 현지 가이드의 자부심도 대단했고

열심히 설명을 하며 안내를 하였다. 바로 근처에 있는 문조문을 통해 1000여년 전에 설립 되었다는
베트남 이씨왕조의 국학기관을 둘러 봤다.
우리나라의 성균관같은 기능을 가진 인재양성 기관으로 유교문화권의 옛 뿌리는 우리와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판이나 벽면 대련구들이 모두 유려한 한자로 쓰여져 있었다.

베트남엔 자체 문자가 없다보니 불의 식민지 영향으로 불어 알파벳을 사용 베트남어를 표기하는

현실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귀국 일정과 혼잡한 교통여건 때문에 민속박물관 일정은 생략하고 6시경 하노이 롯데호텔로 출발했다.

36층에 있는 중식당에서 코스요리로 2박4일 일정의 마지막 저녁을 함께 했다.

하노이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일행들은 즐겁게 담소하며 멋진 추억을 가슴속에 담았다.
식사후 간단한 발마사지를 받고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9시가 좀넘었다.
버스이동 중에 일행들 모두 이번 여행이 아주 만족스러웠고 회사의 배려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출국수속이 완료된 시간이 10시가 조금 넘었다.
짧으 시간이였지만 모두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추억을 선사해 준 회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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