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백령도를 가다

tycoons 2016. 8. 16. 14:56

 

 

수십년 동안 함께 테니스를 즐겼던 네 부부가 광복절 연휴에 백령도를 다녀왔다.

서해5도의 하나로 국방의 주요 거점이며 천안함 피격의 현장이고, 분단의 접점이다.

백령도 대청도를 들리는 2박 3일 여행 일정이였지만 공교롭게도 우리가 백령도를

들어가는 날은 정치권 야당대표를 했던 문모씨도 백령도를 다녀가는 날이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여행일정이 대청도를 먼저 들르는 걸로 바뀐 것도 백령도

관광객 수용 능력을 감안한 조치였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탄 하모니플라워호엔 많은 군인들이 타고 내리는 걸 보면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걸고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청도에 도착 관광을 몇 군데 하고 다음날 백령도로 이동하여 24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을 이용 여행사 일정표대로 움직이는 주마간산식의 여행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자연경관을 관광한다기 보다는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다져보는 일정으로 삼고 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대청도 일정은 도착해서 점심 먹고 숙소를 배정받고 2시반경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옥죽동 사안해구를 시작으로 지두리해변에서 바닷물에 발 담그기, 농여해변에서 일몰,

다음날 오전엔 서풍맞이 전망대까지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10시였다.

부두로 나가 백령도행 하모플라워호에 탑승하려는 차에 갑자기 하늘이 어두어지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백령도에 도착할 때 까지도 비는 계속되었다. 배에서 내려

관광버스로 식당으로 이동 점심을 먹고 나니 다행히 비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백령도의 일정은 심청의 효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심청각에 들러 북한땅 장산곳을

바라보며 통일을 염원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이다.

중간지역인 NLL 선상에는 중국의 어선들의 조업하는 모습도 멀리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천안함 피격으로 산화한 젊은 애국청년들의 위령비에 들러 헌화하는 시간이다.

함께 간 엄여사는 위령탑 가는 길 입구에 걸린 46용사 사진을 보며 그들의 부모 생각에

눈물이 쏟아진다며 손수건을 적신다. 입구에서 국화 몇송이를 사들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아내의 손을 잡고 함께 언덕을 걸어 올라 갔다.

젊은 영웅들에게 부끄러운 선배가 국화꽃 한송이로 명복을 빌며  이 나라 국방이 더욱

공고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갖어 보았다.

위령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다에는 검은 부표들이 드믄 드믄 설치되어 져 있었다.

혹시 그것들이 천암함 사망자 시신을 인양했던 지점을 표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니  같은 인간으로서의 슬픔을 느껴졌다.

다음 행선지는 두무진에서의 유람선을 타는 일정이였다.

백령도 서북쪽 해안인데 장군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두무진(頭武津)이란다.

기암괴석과  바위들이 절벽을 이루며 해안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유람선 선장은 나이가 지긋한 시골 할아버지 모습이였지만 각본을 달달 외우듯 

주변 경관을 설명해 주곤 했다. 다행히 요즘은 점박이물범들이 서식하는 기간이라서

몇 마리씩 수면위로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쁜 여정이였지만  언더우드 선교사가 초대 당회장이였었다는 중화동 교회. 그곳에

서있는 백년이 넘은 무궁화 고목,  사자바위, 용트림 바위 등  몇 곳을 더 돌아보고

다시 두무진항으로 돌아왔다. 허름해 보이는 대성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도시와는 다른 단촐한 식탁이다. 자연산 우럭ㆍ놀래미ㆍ성게ㆍ소라  정도의 해산물을

안주로 삼아 일행이 소주를 마시니  공기가 좋아서인지 취하지 않는 것 같다.

더운 날씨 탓에 모두 서둘러 식사를 하고 차에 오른다. 우리가 제일 늦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아쉬움은 계속된다. 

배낭에 남은 소주들을 모두 꺼내서 다시 주유천하를 마무리를 했다. 

장산곳타령이라도 들릴 듯한 거리에서 함께 한 백령도의 밤은 깊어만 갔다.

마지막날 일정은 끝섬 전망대, 사곳해안 천연비행장과  다른 몇 곳을 더 둘러보고

농산물 판매센터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걸로 일정은 끝났다.

까나리액젓, 하수오. 약쑥 같은 것들이  백령도의 특산물이란다.

 

지금도 북한에선 NLL을 부정하고 호시탐탐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성주군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삭발했다는 소식을 중국의 매스컴이 반영하며

국론을 분열을 부추기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서북단 백령도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기를 권하고 싶다.

진정 무엇이 내게 소중한 것이며 정당한 행동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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