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손주들과 나들이

tycoons 2018. 4. 23. 17:50

호주사는 큰아들네가 다니러 왔다.

결혼하고 7년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를 주민등록 신고도 하고

반가운 사람들도 만나며 바쁘게 10여일이 지났다.

출국을 앞두고 가족 나들이를 하기로 하고 두 아들네 가족과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전주쪽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9시 반쯤 집에서 출발해서 전주까지는 5시간 가까이 걸렸다.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간 한정식집은 4인한상 7만원짜리였지만

내용이 부실했다.

숙소에 체크인 하고 잠깐 쉬다가 걸어서 한옥마을로 출발했다.

한옥마을 거리엔 젊은이들로 붐볐고 한복들을 빌려입고 골목을

누비는 사람들의 모습도 흔한 풍경이였다.

좁은 한옥마을 골목을 배회하다 술박물관에 들러 모주 한 잔

맛보고  바로 옆에 위치한 전주소리문화관 놀이마당에서 벌어진

『희희낭락』이라는 전통연희극을 감상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북 임실의 필봉마을의 전통 놀이를 재현한

국악공연이였다.

한해 8백만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전주 민속마을에 좀 더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민속마을을 돌아보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호텔에서 제공된 아침은 부페식으로 정갈하고 맛갈스러웠다.

숙박비에 포함돼 있지만 가성비가 가장 좋은 식사였던 것 같다.

둘째날 아침엔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행선지를 완주 종남산 송광사로 정하고 8시 반쯤 출발했다.

비가 잠깐 그쳐서 송광사 경내를 돌아 보며 가족들이 거니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몇장 촬영하고  바로 무창포로 향했다.

무창포에 도착해서 서천 후배에게 연락을 하려니 스마트폰이

보이지 않았다.

며느리가 내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송광사 종무소란다.

사진 몇장 찍고 점퍼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이 빠져서

누군가 경내에서 주워서  맡겨 둔 것이다.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건 아내와 며느리가 부처님께 올린

공덕 때문이리라.

해변 횟집에서 쭈꾸미 샤브샤브에 칼국수로 점심을 들

다시 송광사로 출발했다.

법진 주지스님  덕분에 스마트폰을 잘 돌려 받았으니

감사의 인사와 함께 쌀 한포 더 공양하고 송광사를 떠났다.

나의 부주의로 70여킬로 다시 돌았으니 기름값과 통행료는

그렇다손 쳐도 두시간을 허비했으니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이번 여행길엔 9인승 카니발을 렌트해서 여덟 식구가 함께

 편안하고 여유롭게 이동하며 많은 대화도 할 수 있어서

괜찮은 여행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짧은 일정이지만 오랫만에 두 아들 내외와 손주들과 모처럼의

오붓한 기회라서  무척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자기 역할을 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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