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유치원은 동네북

tycoons 2018. 10. 31. 20:21

나는 1983년에 3층 건물을 신축하여 현재까지 유치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3.4.5세를 20명 정도씩 로 수용하는 아주 작은 규모다.

 나름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른다는 자부심으로 새싹에 물과 거름을 주며

곡식을 가꾸는 농부의 심정으로, 교육보국의 가치관으로 유치원을 운영해 왔다.

초창기엔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아내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원장. 연령별 담임교사,

조리사를 고용하고 있다.

법과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육영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나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연수나 프로그램 도입에 열심이고

아이들이 일상활동중에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하고 학부모님들의 의견이나

요구사항들에도 귀를 기울이며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운영하는 유치원 포함  대부분의 유치원들은 원아 한명당

교육비가 50만원 정도일 것이다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지원금 22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액을 유치원에 납부하는 것이다.

지금 정치권에서 지원금이냐 보조금이냐 논란이 된  누리과정 지원금 22만원은 엄격한

의미에선 학부모에게 지원되는 유아학비를 유치원에서 대신 수령하는 시스탬으로

 정부 행정전산망의 운용의 한 방편일 뿐이다.

이걸 교육비 이외의 타용도로 쓸 수도 없지만 사용하면 유용이란 표현은 어패가 있다.

유치원 지출항목은 인건비가 수입금액의 절반정도 차지하고 교수활동에 필요한 경비가

대부분이지만 조세공과금. 관리운영비 같은  필요불가결한 경비가 있다 .

향후 유치원 회계시스템이 정비되겠지만 유치원 설립자가 유치원에 쏟아 부은 사유재산과

관리 운용 비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설립자는 유치원에서 급여를 받지 못한다.

그런데도 건강보험료는 유치원 최고 급여자 봉급액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유치원 회계에서는 최근까지 차임금,적립금이나 건물에 대한 감가 상각도 인정하지 않았었다.

사유재산 개념은 배제 되었고 노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사  리모댈링 혹은 시설교체비용들은

거의 설립자 개인 비용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유치원을  운영하며 설립자에게 주어지는 건 개인의 재산을 투자하여 국가 교육 시스템에

봉사하는 일 밖에 없다.

사립유치원을 공랍유치원의 잣대로 재단하는 건 사유쟈산을 국가가 점유하고 있는 꼴이다.

공립유치원은 교육비를 10만원도 안되니 사립유치원도 그렇게 하라는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

그렇다면 사립유치원의 누리과정 지원금도 공립유치원의 원아당 지원교육비 만큼만  교육비로

쓰라고 해야 형평성이 맞지 않는가 말이다.

극히 일부 유치원 설립자들의 일탈적인 운영은 다른 어느 업종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이다.

모든 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을 모두 도매금으로 매도해선 안 될 일이다.

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은 할 일이 많기도 하지만 쉬운일 도 없다.

아이들 보살피고 가르치는 일 부모들의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처리 수용하는 일,

교육 환경 개선 . 변화하는 사회 문화 환경에 맞는. 아동교육 등. 계속 미래지향적으로 사고하고

투자하는 교육자이다. 좀 다른 시각으로 유치원을 평가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학부모들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고 고민했던 아픈 마음을 적어 본다.

아이들애게 한자공부를 시키며 남녀라는 한자말의 뜻을  풀이하며 '사내 남' '계집 녀' 라고 가르쳤더니

다음날 학부모 SNS 통신망으로 항의가 왔다.

"아이들에게 성차별하는 교육을 하면 안됩니다.

'여자 여' 로 가르쳐야지요!"

공개 사과하세요!"

 

유치원 원장 그냥 하는게 아니란 사실을 다시 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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