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했던가?
수많은 해외여행을 다녔고 늘상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이용했다.
가끔은 운이 좋게도 비지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서 좌석을 배정 받는 행운도 있기는 했다.
이번에 태국 골프여행읊 예약할 때는 출발 3개월전쯤 일정을 잡고 미리 항공편을 예약하고
출발을 앞두고 있었다.
7월초 아내와 나는 동네에 있는 대학병원애서 건강검진을 벋았고 아내는 C형 간염 판정을 받았다.
아내는 큰병에 걸린 것같이 무척 상심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예약된 여행을 출발하는 걸 고민하다
항공편을 비지니스 클래스로 변경했으면 하고 말을 꺼냈다.
"여태 고생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살면 얼마나 살겠어. 벌은 것 쓰며 살아야지." 몇번 그런 푸념을
했고 나로선 그렇게 내뱉는 넋두리를 계속 듣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출발 직전이라 항공편 업그레이드는 쉽지 않았고 다음 여행부터는 비지니스 클레스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츨발 전날 사건이 터졌다.
여행 짐을 싸다 보니 무게가 허용기준을 10키로 가까이 초과해서 짐을 좀 줄여야 할 상황이였다.
아침 헬스장에 가면서 여행 짐 무게 얘기를 하자 아내는 또 " 살면 얼마나 산다고." 라는 말을
시작으로 항공편 업그레이드 얘기를 꺼냈다. 나는 참지 못하고 해선 안 될 말을 을 뱉어 버렸다.
" 그건 얼마 못살고 죽는다는 얘긴데 그럼 뭐하러 더 살려고 해 ? " 라고 욱하곤 헬스장으로 들어갔다.
입에서 쏟아진 말은 주어 담을 수 없었다.
운동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는데 출근하는 아내와 마주쳤다. " 난 여행 안가!" 라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아침 식탁 상차림도 없었고 여행가방 내용물은 방안 가득 난장판으로 흩어져 있었다
다음날 저녁 여행 출발인데 난감한 상황이다. 나도 출근을 하지않고 친지들과 점심, 저녁 모임을 갖고
밤늦게 집에 들어갔다.
출발 당일 아침에도 여행가방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아내가 헬스장에 간 뒤에 나는 혼자서
떠날 것처럼 짐을 싸서 현관앞에 차려두고 헬스장에 갔다. 아내는 화가 안 풀린 상태로 출근했다.
운동하고 돌아와서는 장기간 출타예정임을 감안 냉장고 정리와 음식물쓰레기 등 청소를 마무리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업무적으로 밀린 일도 처리해야 할 상황이였으니 말이다.
사무살에 들어서며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 내가 욱해서 당신 기분을 언짢게 한 것 같은데 여행은 출발해야지 ! "
" 말이라고 그럴게 막말을 하면 되겠어? 비행기 좌석 업그레이드는 된거야?" 라며 타협적으로 나왔다.
부부싸움은 그렇게 마무리되고 골프여행은 출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