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귀연당에서

tycoons 2020. 4. 28. 16:03

나는 돌아가리라 쓸쓸한 바닷가로
그곳에 작은 집을 짓고 돌담 쌓으면
영원한 행복이 찾아오리라
내 가난한 마음속에 찾아오리라
  - 김광희 작사.작곡  - 가난한 마음 중에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 사내는 귀향을 결정했다.

그리곤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팔아치운 농토를 다시 구입하고

그위에 정착을 위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석축도 쌓고, 유실수와 화초도 심고 옛날 어릴적 살던 집에 있던

작은 나무들도 옮겨다 심으며 조경에도 정성을 쏟았다.

잡초밭은 차츰 초원의 집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집은 세월이 흐르며 꿈의 정원으로 변했다.
몇년전 그 남자는 정원 한구석에 새로 조그만 집을 짓고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그의 바램을 담아 귀연당이란 당호를 붙였다. 지금은 곰탕집의 상호가 되었다.
메뉴는 곰탕,수육 단 두개, 곰탕은 하루에 서른 그릇만 만들고 만천원,

수육은 삼만육천원 받는다. 손님들의 성화로 요즘엔 소곡주를 메뉴로 추가했다.
점심은 11시부터2시, 저녁은 5시부터 8시지만 저녁엔 예약손님만 받는다.
부부가 주인장이고 종업원이다.
앞으로는 매주 월요일은 휴무로 할 계획이다.
맛에 대한 신념과 자부심으로 한달 만천원짜리 곰탕 8백 그릇에 정성을 쏟는 부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최고의 곰탕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으로 스스로 만족감과
즐거움을 위한 일상생활일 것이다.
내가 가장 자신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즐거움이란 부부
진하고 짙게 우러난 곰탕 국물처럼 깊고 구수한 그들의 삶의 철학은

평범한 사람들로선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다.
그 사내와 안주인의 삶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도 울려퍼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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