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여백

tycoons 2020. 4. 28. 16:42

"토요일은 비온다는데~
금요일날 4시쯤에 형수님하고 오시던지 ,

형수 안오심 형님 혼자서래도 오셔서 소주한잔 하십시다요~ ^^ "

외사촌동생에게서 문자가 왔다.
공주시내를 조금 벗어난 의당면이란 곳에서 자연과 어울려 사는 한량이다.
40대 후반에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와 집터를 장만하여
직접 집을 짓고 조경을 했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은 멋진 초원의 집의 주인장이 되어 있다.
몇년전엔 조경했던 정원 한쪽에 스무평 정도의 단층 건물을 짓고 곰탕집을 열었다.

당호는 귀연당이다.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란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곰탕을 만들어 보고픈

주인장의 철학을 실천하는 곳이다.
모든 재료는 국산을 사용하고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단다.

메뉴는 곰탕과 수육 단 두가지이고 곰탕은 하루 30그릇만 만들면 끝이다.
점심시간은 11시~2시, 저녁시간은 5시~8시이고 저녁은 예약손님만 받는다.
곰탕은 만천원, 수육은 삼만육천원이다.

부부 두사람이 주인장이고 종업원이다.

점심 손님들이 떠난 시간 짙은 우유빛  사골국물에 찢은 소고기살이

듬뿍 들어간 곰탕을 마주했다.
반찬은 김치, 오징어젓,무초절임 정도 깍두기는 아예 제공되지 않는건

곰탕국물 맛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란다.
술은 팔지 않았는데 손님들의 성화로 최근부터 소주, 맥주와 소곡주를

판매한단다.
오랫만에 형과 아우가 마주 앉았다.
덕담과 함께 술잔도 부딪쳐 본다.
상식을 뛰어넘는 아우의 생활철학을 곰곰히 새김질하며

여백이란 단어를 떠올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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