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할아버지! 타요 버스

tycoons 2020. 4. 28. 16:46

내겐 30개월 된 손자가 있다 큰아들이 결혼 칠년 만에 얻은 귀한 장손이다.
요즘 몇달 사이에 말문이 트여서 이젠 제법 대화가 가능해졌다.
한참 활동량이 많을 시기라 그런지 밖에 나가는 걸 무척 좋아해서 틈만 나면

나를 찾아 밖에 나가자고 조른다.
작년 여름부터 나는 함께 손자와 함께 동네 공원이나 마트, 학교 같은 곳을

비롯해서 안양천에도 자주 나가고 전철을 이용해 한강시민공원, 선유도공원 같은

곳까지 자주 데리고 나가는 편이다. 요즘엔 어린이집이 휴원하여 집에서만

있다 보니 답답해 하고 밖에 나가고 싶어 안달이다.
요즘엔 버스타는 걸 좋아해서 시내버스로 바깥 나들이를 자주 한다.
동네 주변을 돌다가 점점 이동거리를 늘려서 최근엔 시내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창경궁,덕수궁,경복궁같은 고궁도 돌아보고 광화문에서 신촌,구파발 같이

멀리 떨어진 동네도 다녀오곤 한다. 집안에서 장난감으로 소일하기 보다는
넓은 바깥 세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 사회성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좁은 한국 땅덩어리 보단 더 넓은 지구촌을 누비며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 손주에게
더 많는 경험과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야외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게
할아버지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어려서 할아버지에게 친근감을 갖고 있지만 다시 시드니로 돌아가서 호주
시민으로 살게 되면 어린 시절 기억도 지워지고 서양인 사고방식으로 바뀌게 되리라.

그땐 할아버지와의 추억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 할아버지! 나 시내버스 탈꺼야!"
그 말에 나는 오늘도 손주 손을 잡고 시내버스를 타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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