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쯤 잠이 깨자마자 먼저 창문밖을 내다보았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가 아직도 내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옥상 공원에 나가보니 거의 잦아든 상태인데 가랑비 수준이다.
집으로 들어와서 고민하다 5시가 조금 넘어 일단 자전거를
타기로 하고 집에서 출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켰다.
나는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헬스장을 18년째 이용하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헬스장도 한달 정도 휴장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할 수 없어
동네 안양천을 걷는 걸도 운동을 대신하며 지냈다.
5월 들어 생활속 거리두기로 좀 나아지자 헬스장은 개장됐지만
3주 정도 지나 다시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자 다시 무기한
휴장하고 말았다.
그래서 헬스장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였다.
아들이 타다 1층에 버려 둔 자전거를 먼지를 닦아내고 6월 초부터
안양천으로 살살 끌고 다니기 시작했다.
첫날은 방화대교까지 갔다 왔는데 안장이 불편하고 사타구니가
아파서 몇 번을 쉬며 왕복 20키로 정도를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다음날부터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며 새벽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하루에 1~200 미터 정도라도 더 늘려서 타고, 속도는 내 페이스로
평균 시속은 17~19키로 유지하다 보면 30키로 정도의 거리가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한달 가까이 자전거를 타다 보니 이젠 요령도 좀 생기게 되었다.
집에서 안양천까지 조심해서 가서 자전거 도로를 타게 되면
무리 없이 김포 아라뱃길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돌아오면서 방화대교 밑에서 잠간 쉬면서 그곳에 설치된
생활체육 기구들을 활용 간단한 스트레칭을 2~30분 정도 하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출발할 때는 안양천의 양천쪽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고 돌아올 때는 영틍포쪽 자전거도를 이용해서
신정교까지 갔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30키로 정도가 된다.
이 추세라면 하루 35키로 정도 달려서 한달에 1,000키로 정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비가 많이 내리던가 새벽 골프라도
가는 날은 건너뛸 수 밖에 없지만.
오늘 새벽은 가랑비가 조금씩 뿌리고 있어서 조심조심 저속으로
자전거를 타서 아라뱃길 입구를 지나 전호대교 밑까지 갔다가 다시
염창동 안양천 하류를 거슬러올라와 신정교까지 돌아 집까지 오니
달린 거리는 32키로가 조금 넘었다,
비가 와서인지 방화대교 근처 강서 생태습지 한강공원에 살고
있는 수만마리 맹꽁이들의 아침 합창소리가 올림픽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음보다도 더 크게 들렸다.
가랑비에 옷은 젖으며 마르며를 계속했지만 상쾌한 공기와
모처럼 맹꽁이 울음소리를 들으며 달린 오늘의 자전거 일주는
지루함을 그나마 조금 달래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