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상을 참 많이 변화시켰다.
생활습관이나 생체 리듬뿐만 아니라 사회 관습까지도 바뀌게 된 듯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조치로 이젠 야외에서도 사람들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었다. 동네 공원에 야외 시설물에도 사용금지 라인을
설치한 표식들이 보인다.
이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외출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다중이용시설들이 폐쇠되고 휴업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개인 건강을 위해 걷기 운동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도 요즘은 새벽 5시쯤 일어나 집근처 안양천변을 따라 한강 합수점까지
걸어갔다 돌아오는 걸로 하루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아직 컴컴하고 이른 시간이라 운동을 갈 때는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출발하기도 하고 어떤 날엔 마스크를 깜박하고 그냥 운동을 출발하기도
한다, 야외에서 거리를 두고 걷는 활동이라 궂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걷는 동안 스치거나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면
7~80프로 정도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나도 동참하는 편이다.
운동에도 목표를 세워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하루 2만보 목표를 아침 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2만보를 걸으면 약 3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고 다리도 결리고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걷는 길 옆으로 지자체에서 설치해 놓은 여러 가지 운동기구들이 있어
스트레칭도 하며 잠깐씩 몸을 풀며 걷곤 한다.
오늘은 5시 조금 안돼 집을 나섰다.
오목교 다리 밑에서 운동기구를 활용해 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안양천변을 따라 걷다가 이대 목동병원쯤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80살이 좀 넘어보이는 노인에 나를 보고
“ 왜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는 거야? ”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였다.
마스크를 벗고 걷다 보니 그런 소리를 듣나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 노인이 한마디 더 내 뱉었다.
“ 왜 남들에게 피해를 주냐구! 이 C*놈아! ”
새벽부터 육두문자 욕설을 듣고보니 이 정도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란
생각에 나의 입에서도 막말이 튀어 나왔다.
서로 몇마디 더하고 나는 그냥 앞으로 걸었지만 뒤로 계속 욕설이 들려왔다.
마스크 때문에 상욕을 듣고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나도 70살이 넘어섰고 젊은 사람들과 말조심을 하는 편이지만 늙은이 소리를
듣는 이유가 분명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 자신이 코로나와 무관한 상태라고 해도 걸으며 만나는 다수의 사람들은
충분히 경계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수긍이 가기도 했다.
각자의 판단은 자기 몫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날카로워 진 요즘이라 사회의 규범은
잘 지켜야 하겠구나하는 생각에 미치고 나선 스스로 내 자신에게 위로해 본다.
새벽길 걷다가 오늘 개똥 밟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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