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구멍 난 양말

tycoons 2021. 11. 30. 08:55

나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가끔 군대생활을 하는 꿈을 꾼다. 

젊은 시절이 아닌 현재 나이로 군생활 하는 꿈이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지고 적응이 힘들고 헷갈려서 꿈이 깨고 나면

꿈이였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리곤 한다.

사병으로 현역소집 복무를 해서인지 꿈속에서도 나이 들어서

군대에 다시 오게 된 걸 걱정하는 심리상태로 꿈을 꾸곤 한다.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은 군대 생활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게다. 

젊은 시절 국방의 의무를 다 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병영문화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쓴 웃음이 나온다.  

선배들의 부당한 대우와 이유없는 구타, 인격 모독적 언어폭력 등이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학력의 차이도 많았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다보니 고참이라고 텃세가 

대단했던 그 시절이였다.
어젯밤에도 늙은 나이에 군복무하는 꿈이라니.
새벽에 깨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제 어느 유명인사의 SNS계정에서 본 전재된 사진 한장 때문이다. 

전두환 전대통령 분향소에서 구멍난 양말을 신고 거수경례하고 있는

어느 문상객의 사진말이다. 
공과를 떠나 군의 상하관계로 만났던 혹은 개인적인 문상이던 간에

망자에게 보여준 한 인간으로서의 꾸밈없는 모습이 한 시대의 어떤

정지화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불문율이다.
역사는 흐른다.  그리고 가치관도 끊임없이 진화를 계속한다.
역사의 심판은 함께 한 세상 사람들이 하기도 하지만 후세 사람들에

의해서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영욕을 함께 했던  많은 전직 대통령들의 말로는

대부분 비극적이였다.  현재를 살아가는 장삼이사들의 잣대로 그들을

폄하하기도 한다.

어느 영국 가수의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영웅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영웅은 아니더라도 상식과 정의감이 있는 지도자들이라면 다다익선이다.

고인이 된 수많은 이나라의 전직 대통령들이 후세의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역사는 계속된다.
꿈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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