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 스텔스 전투기 종이접기 해보자요! ”
유치원생 손자가 수시로 내게 요구하는 주문 유형들 중의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종이접기를 같이 하게 되고 인터넷의 설명이
이해가 안되면 여러 번 반복 시청하며 종이접기를 완성하곤 했었다.
호기심의 한 과정이라 생각되어 관심을 갖고 친절히 대꾸해 주다보니
손자 녀석도 할아버지에게 편안하게 일상적인 요구사항도 다양했었다.
4년 정도 함께 살다 보니 손자가 이제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다.
큰아들은 호주에 정착하여 시드니에서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다가
한국 근무를 1년 정도 자원하여 입국하였으나 코비드 펜데믹 사태로
재택 근무 형태로 4년을 한국에서 머물게 되었었다.
그때 돌을 막 지나서 입국했던 큰 손자는 우리 말과 글을 제대로
익혔고, 한국에서 태어난 둘째 손주도 이젠 우리말을 제법 할 수
있게 되었다. 큰 손자는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기도 하고 스포츠채널
방송에 대한민국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며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기특하기도 하다. 장차 해외에서 살더라도 한국인이란 뿌리를
잊지 않도록 고궁이나 공원, 사적지 등을 자주 데려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보살피고 함께 한 아이들이 어제 출국했다.
아들이 영국에서 2년 정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호주로
돌아가겠다는 구상으로 유럽 근무를 택한 것이다.
21세기 지구촌 시대에 어느 곳에 가서 살던 사람답게 살면 그게
최선이란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한편 아쉬움도 있다, 비색한 집안의 6대 장손이란 책임을
지고 있는 아들과 또 장손을 이어갈 손자가 해외동포가 된다는
평범한 진실 말이다.
會者定離去者必返이란 말이 생각난다.
가족의 끈이던, 사회적인 관계던 간에 인간의 만남과 헤어짐은
일상의 순리가 아니던가 말이다.
아이들이 있어 활기가 넘치던 집안이 나와 아내 둘이 지내니 좀
적막한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다시 우리는
현실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아직 말을 배우는 단계에 있는 아이들이긴 하지만 외국어를 다시
배워야하는 손자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나 언어능력이 가장 활발할 때인 만큼 빠른 시일내에 영어가
익숙해지리라 믿는다.
손자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여 새로운 세상에서의 또 다른
삶을 펼쳐가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아들 내외도 새로 바뀐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발전하는
일상이 펼쳐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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