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자신만의 인생 최고의 날이 있을 것이다.
나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로 내 인생 최고의 날을 떠올려 본다.
1978년 11월 20일 나에게 첫 아이가 태어난 날이였다.
새벽에 아내가 산기를 느끼고 산통이 시작되어서 급히 근처 청량리에 있는
성바오로병원에 입원시키고 출근을 했다.
당시 난 직장 초년병이였고 그 시절엔 자녀 출산으로 휴가나 월차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였다.
그날은 조금 쌀쌀한 날씨였지만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파랗기만 했다.
8시 출근하여 9시쯤 돼서 건강한 아들이 태어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1970년대 시절엔 “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라며
산아제한을 하던 시절이였고 손이 귀한 집안에서는 아들 선호 사상이 강한
그런 사회 분위기라서 첫 아들을 얻은 기쁨은 말할 수 없었다.
나의 선친이 4대 독자셔셔 자손들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대단히 크셨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첫 아들이 태어나고 다음해 연말에 또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
그렇게 40여년이 훌쩍 흐른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첫 아들이 태어난 그날이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 아닌가 싶다.
빈손을 시작한 사회생활을 더 열심히 악착같이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또 게을리지 않았던 계기는 바로 가족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과 신념,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이 아니였나 싶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가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사회적으로도 기반을 잡기
시작했던 원동력이 바로 첫 아이의 출생이였다.
지금은 다들 40살이 넘은 청장년기를 지나고 있는 자식들을 보면서 걱정반
후회반 하며 자식들이 잘 되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제 두 아들들이 낳은 손주들도 셋이나 되어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가족간의 사랑이 넘치는
그런 일상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해 본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