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앞바다 지중해 배 위에서 형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테네 근처 피레아스 항구에서 출발한 11만톤급 크루즈선 루이스호는
6시간째 쪽빛보다 더 파란 지중해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코노스라는 섬으로 가는 중입니다.
아침 호텔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인 피레아스 부두에 도착 간단한 승선
수속을 하고 배에 올랐습니다. 여권을 맡기고 승선카드를 받고 선내에서
발생하는 여행경비를 결제할 카드를 등록하고 , 배에 머무는 동안 옵션으로
여행할 곳을 예약하고 선내 시설에 적응하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자유시간입니다.
내가 그중 제일 먼저 결정한 것은 배에 머무는 동안 먹고 마시는 음료에
대한 무한 이용권을 구매하는 것이였습니다. 알콜 음료 패키지권이 약
100유로, 무알콜 음료 이용 패키지권이 약 50유로로 합쳐서 150유로 정도
됩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오늘 승선해서 벌써 브랜디 두잔, 백포도주 한잔,
칵테일 한잔, 맥주 한잔을 여유롭게 즐겼습니다.
오늘은 이동하는 일정 뿐이라서 선상 체육실에 들러 한시간 트레드 밀을
걷고 나서 샤워하고 Y형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넉넉한 인품 만큼이나 삶의 모습도 아름다운 Y형을 닮고 싶은 내 욕심이
오늘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듯 합니다.
나이가 들면 조금 너그러워지고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兄의 말을
떠올려 보기도 합니다.
유명 가수가 부른 '공'이란 노래 가사처럼 백년도 힘든 것을 천년을 살 것 처럼
표독하게 자신을 째칙질하며 살아온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겠지요.
갑자가 선상 마이크가 시끄러워 집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미코노스섬에 도착하나 봅니다.
오늘은 저녁 만찬을 하고, 선내 프로그램을 좀 찾아서 평범하게 영화라도
한 편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할까 합니다.
Y 형의 매력있는 너털 웃음을 떠올리며 오늘의 안부를 전합니다.
지금 서울은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군요.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2012.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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