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술 때문이라고?

tycoons 2023. 12. 15. 18:28

흔히 나이값도 못 한다는 표현처럼 내가 바로 그런 형국이다.
얼마전 휴일날 친구들과 스크린골프 모임을 했다.
여러 친구들의 동선을 감안해서 신설동역 근처에서 만나 즐겁게 운동하고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다. 다른 친구들 몇명은 당구장으로 옮겨 아쉬움을
달래는 걸로 하고 난 신설동역애서 전철을 타고 귀가를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전철에서 졸다가 내릴 곳을 통과한 것이다.
결국은 전철을 바꿔타고 귀가하는 데 한시간을 더 소비하고 말았다.
바로 지난주에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동기들 송년 모임을 연남동에서 마치고 종로3가까지 걸어와서 전철을 탔다.
오목교역에서 내려야 되는데 또 졸다가 개화역까지 가고 말았다.
80년대 젊은 시절 청량리에서 인천까지 전철로 출퇴근하던 시절이 떠 올랐다.
인천에서 퇴근하며 회식이 있는 날 술 한잔 걸치고  동인천역에서 8시쯤  전철을
타고 귀가하다 보면 피곤하고 술도 취해 잠이 들어서  당시 종점이던 성북역까지
가서 잠이 깨서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갔었다 .
젊은 시절엔 새벽 5시에 일어나 8시까지 인천 직장 사무실로 출근해서 저녁 늦게
퇴근하고 주말은 물론  일요일에도 영업 목표 달성을 위해 출근을 하던 때라
육체적으로나 정산적으로 피로도가 극심하던 시절이긴 했다.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종심의 나이를 넘어 백수나 다름없는 처지에
전철에서  졸고 있는 내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니 고소를 금치 못하겠다.
나의 자식이나 손주들이 그 모습을 봤다면 질겁을 할 상황아닌가?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제 나도 신체적으로 몸이 노화가 빨리 오고 있다는
신호가 아닌가 싶다.
젊은 날의 호기로 아직도 酒遊天下 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75세까지 생존확률 54%, 80세까지는 30% 85세는
생존확률 15%, 90세까지의 생존확률은   5%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앞으로 10년 정도 더 생존할 확율은 20% 정도란 이야기다.
현재 나의 생활이 취생몽사하는 일상이 란 생각이 든다.
조금더 자신을 돌아보며 절제하는 생활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몸과 체력을 다스려서 주변에 피해를 주어선 안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오랫동안 병원이나 요양원에 누어서 생을 마무리해서는 안되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어서도 안될 것이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다가 흔히 말하는 9988234의 삶을 마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새해 아침에  (0) 2024.01.01
한 해를 돌아보며  (0) 2024.01.01
숫자는 숫자일 뿐?  (0) 2023.04.10
자유인이 되다  (0) 2023.03.17
새해 아침에  (0) 20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