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도 철이 들어아지

tycoons 2001. 3. 10. 12:05
어느날 동창모임에 나가보면 나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친구들을 마주 대하게 된다. 반가운 마음에 떠들고,
웃고,그러다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지고...
그리곤 그 동창들의 얼굴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곤
고소를 금치 못한다. 그 녀석들도 내 얼굴을 보면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저녀석 고생 되게 많이 한 모양이군. 나이보단
5~6년은 더 들어 보이고, 머리는 백발이 듬성듬성
얼굴까지 쭈글쭈글 해 졌으니...."
이제 나도 오십줄로 들어서서 장년으로서의 마지막
절정기라고 자부하면서 삶의 기본으로 돌아 가곤한다.
그러나 때론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가 하는
후회와 아쉬움을 금ㅎ지 못하게 됨은 무었 때문인가?
어린 시절 하늘같이 높기만 하던 아버지에 대한 외경
은 이제 쭈그러든 얼굴에 휘어진 등으로 변해서
지팡이에 의지해서 나들이를 하시는 80노옹이 된
그 분의 등뒤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본다.
나도 나의 자식들에게서 내가 가졌던 어린날의 그런
아버지에 대한 외경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자식들에게 떳떳한 아버지로, 혹은
어른으로 자부할 수 있을까?
내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삶을 살면서, 자식들에게
또 젊은이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로 부터 대접을 받기를 원하고 있지 않았던가?
나이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도 성숙해지고 또
여유를 느낄 수 있고,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인생일 수는 없을까?
이기적이고, 찰나주의적이고, 금전만능주의로 물든
지금 이 세상에서 나는 이 세상을 받쳐주는 기둥이
될 수는 없는 것인가?
인정 메말라 버린 사회, 불신으로 멍든 나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기성세대로서 기득권만을
주장하는 풍토속에서,이 땅의 주인임을 자처하면서
현재의 중추임을 자임하면서 나라를, 가치관을
바닷속으로 침몰시킨 우리 기성세대들은 지금은
어디서 숨어서 지켜보고 있단 말인가?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태양의 계속 밝게 타 오르고
있는데, 그대 아직도 어두운 뒷골목에서 세상타령만
하고 있겠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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