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내 탓이요

tycoons 2005. 11. 30. 20:50

  " 너나 잘 하세요. "
 
요즈음엔  정말 희한한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개봉된 영화에서 어느 여배우가 내뱉은 대사로 더욱 유명해
졌다고 합니다만, 요즈음은 매스컴이나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는 말인 모양입니다.
" 댁이나 잘 하슈."  아니면  "당신이나 잘 해." 같은 직설적인 표현
을 독기 어린 반어법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궂이 궤변적  논리를 빌린다면 화자 보다  조금 연배이거나 앞선 
상대에 대한 냉소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겝니다.
' 나는 문제 없다.  모든 문제는  당신에게 있다. 모두 당신 탓이다. 
그러므로 나이 먹었다고 잘 난 척 하지 말고, 당신이나 제대로 하라. 
라는 도발적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내 앞에 군림(?)하려는
한심한 문외한을 그냥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젠 사회에서던, 조직에 있어서던 나이, 
직급 같은 것은  무의미해졌고, 경쟁력이 삶의 잣대가 된 지 오래입니다.
자신 보다 능력이 우월하지 못한 경쟁자는 철저히 짓밟아 버리는 것이
생존 철학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런 사회 풍조를 반영한 표현이 바로
' 너나 잘 하세요. '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이버 공간에선  ' 盧統, 너나 잘 하세요.' , '국가, 너나 잘 하세요,' 
라는 제하의 글이 보이는 걸 보면 일반 국민들의 정치에 관심도 대단하고
감각이나 성숙도 또한 대단한 수준인 모양입니다. 3년전 자신이 저지른
실수는 잊어 버리고 말입니다.
 
오래 전입니다만 모 종교 교단에서 「 내탓이요 」라는 화두로 스터커를
제작 배포하며 사회정화 캠페인에 앞장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문득
'너나 잘하세요' 란 유행어를 접하면서 「네탓이요 」를 외치며 天上天下
唯我獨存을 외치는 망국병이 창궐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사이버 세상의 위력은 이미 증명된 사실인 점을 생각할 때 삼팔선 넘어 
북한의 섬뜩한 세뇌 구호를 닮아선 안되겠지만 우리들의 삶의 질을 높히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비젼이 담긴 아름다운  문구, 구호, 캠페인 같은 것을
만들어 범국민적인 자정운동을 펼쳐보면  여떨까 하는 꿈같은 상상을 해
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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