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

3F의 나라 포루투갈

tycoons 2007. 1. 6. 19:28

리스본의 첫날은 시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새벽 다섯시 반쯤 잠을 깼다.

CNN뉴스엔 미국의38대 대통령으로 두번의 암살을 모면했고, 29개월간의

짧은 대통령 직을 수행했으며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장수했다는

Ford옹의 별세 소식과 함께, 사담 후세인 전 이랔 대통령이 처형될 지

모른다는  내용의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얼마전 공식 석상에서 우리의 최고 권력자가 쏟아내던 막말이 갑자기

떠올라서 묘한 기분을 느끼며 여행의 첫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리스본에서 약 120키로 떨어진 곳에 파티마란 곳이 있다.

1917년 5월 13일 그 지역의 목동이였던 루시아는 4촌 형제들과 함께

성모 발현을 목격하게 되고 게시를 받은 곳이라고 하여 포루투갈에선

성지로 대접받는 곳이다. 마리아가 강림했다는 참나무가 있던 자리는

순례객들의 훼손으로 참나무는 말라 죽고, 그 자리엔 조그만 노천

소성당이 지어졌고, 성모마리아상을 세워 놓았다. 소성당을 측면으로

200m x 300m 크기의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광장 정면에 새료 대성당이

신축되어 매일 미사가 봉행되어지고 있다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광장 중앙 끝에서 성모발현 소성당까지 대리석 바닥을 무릎으로 기어서

속죄의 고행을 실천하는 신도들이 많이 보였다. 입구엔 다양한 크기의

양초를 팔고 있었고, 크고 작은  양초에 불을 붙여 봉현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 국민의 95%가 카토릭 신자라는 포루투갈 사람들의

신앙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흔희 Futebol(축구), Fado(민속음악), Fatima(파티마성지-캐토릭)로

대변되는 3F의 나라 포루투칼.

대학교수 출신의 살라자르 수상은 3F를 통한 愚民政策과 폭정을 계속

하다가 바로 Fado란 민속음악 때문에 실각되었다고 한다.

Fado는 해양국가의 민족답게 먼 바다로 떠나있는 가족들을 서로 그리워

하며 불렀던 애잔한 곡조의 민요 음악으로 1970년대엔 폭정에 대항하는

민중가요로 改辭되여 불려지면서 1974년 4월 25일 쿠테타에 의한 정권

체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하니 묘한 아이로니가 아닐 수 없다.

포루투칼 最古의 교육도시 코임부라로 향하면서  Fado의 선율 속에

가족, 이웃, 그리고 국가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