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3월 대학에 입학했던 둘째 아들이 9년만에 지난 2월26일 졸업을 했다.
딴 짓한다고 휴학도 하고, 군대에도 갔다오고, 복학도 바로 못하고 시간을
소비하고 가까스로 하는졸업이였다. 애비 된 마음에 졸업식에는 가보리라
하던 생각은 병원 입원으로 무산되었다.
졸업식 날 간호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자식이 9년만에
대학을 졸업하는데 내가 가지는 못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자 간호사는
아들이 대학까지 가르쳐 주시어 고맙다는 인사는 하러 오지 않겠느냐며
위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면회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타난 아내와 큰 아들 말로는 친구들과 모여서 뒷풀이를 하기 때문이란다.
생각할 수록 괘씸한 생각이 들어 아내와 큰 아들을 나무랬다.
아무리 친구들과의 약속도 좋지만 그래도 애비가 입원해 있으면 병실에 들러
30년 동안 뒷바라지를 해주시어 고맙다는 말 한마디라도 올리고 친구들과
어울려야 도리가 아니냐고 자식 교육을 잘 못 시켰다면 자탄을 했다.
9년을 학교를 다녔으면 3300일이 되는데 그중에 하루를 자식의 졸업식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은 힘든 이야기지만 졸업식 당일에야 남에게 몸이 묶여있는
직장인들도 조퇴, 휴가를 내서라도 자식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려는 것이
부모의 인지상정일진데 출장 등 특별한 이유로 불참한다 해도 50%의 확율이
아닌가? 그런 2분의 1의 확율도 장담할 수 없는것이 우리의 인생사란 말인가?
하루를 내다 볼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이니 참되게 사는 것이 어찌 중요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나마 생명이 살아 있음을 감사하며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해야할 순간들이
아니겠는가? 이젠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주위도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야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