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빚 지고 산다네.

tycoons 2010. 8. 10. 17:53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노릇하기 어려운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애경사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갑자기 시간을 내야 하기도 하고, 또 부조금도 성의껏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혼사나 경사스런 일엔 미리 연락을 받아 시간을 만들 수 있지만,

갑작스런 부고를 받으면 난감한 경우도 종종 있게 마련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맺게 되며 그들과

다양한 관계에서 만들어 지는 보이지 않는 인맥의 끈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또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부터는 집안, 친구, 직장이나 사회의 지인들의

애경사에 참석하면서 부조금란 문화에 동화하게 된다.

 

항상 밑지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부조금이다.

애사, 혼사의 경우만 보면 분명 그렇다.

자녀 혼사를 맞는 나이 정도라면  사회생활 하면서 예식장, 장례식장에 다닌

회수를 개인적으로  개산해 본다면 수천건을 헤아릴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애사라야  많아야 3~4번이 고작이고 혼사도 서너번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 본인의 애경사를 찾는 하객, 조문객은 수백명 수준이 대부분일 것이다.

일찍부터 사회생활하며 교류하던 사람들이 현재까지 계속 관계를 유지할 수만도

없는 것이고, 자신이 예의를 표했다고  애경사에 다 오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사회적 성공 여부, 영향력이나 지명도,정치적 기업적 이해관계 등에 따른 변수를

생략한다면 평범한 사람들의 애경사는 수백명 정도 수준일 것이다.

 

나도 몇 달 전 자식놈을 결혼을 시켰다.

비용을 줄이면서 검소한 혼사를 치루려고 노력을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무리하게 알리면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청첩을

했었다.

그러다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혼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식장을 찾았고

제대로 대접도 못 받고 귀가한 분들도 많이 있었다.

지방이나  먼 곳에 거주하는 분들께선 전화나, 인편으로 해서 축의금을

보내기도 하고, 우편환으로 송금을 하기도 했다.

고지식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 나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내게 따듯한

축하의 말과  축의금까지 건내 주시던 많은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분들에게 많은 빚을 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들의 애경사에 나도 잊지 않고 꼭 참석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도 요즈음도 경조사에 따른 연락을 많이 받는 편이다.

가능하면 애경사에 가려고 노력은 하지만  직접 찾아 인사를 전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예의를 표하려 노력한다.

자식의 결혼으로 지금은 갚을 빚이 늘어나 있다.

앞으로 내게 애경사가 다 끝날 때 까지는 지금처럼 빚을 갚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물론 밑지는 장사가 될 수 도 있을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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